보내는 기사
난타당한 하버드대 "동문·기부자 자녀에 입학 특혜...특권층만 웃는다"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소수인종 대입 우대 정책(어퍼머티브 액션)’ 위헌 판결 후 하버드대로 불똥이 튀었다. 동문이나 기부자의 자녀를 우대하는 ‘레거시(legacy) 입학 제도’가 공격 목표가 됐다. 민권단체는 물론 정치권까지 나서 레거시 입학 폐지와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비영리단체인 ‘민권을 위한 변호사(LCR)’는 미 북동부 지역 흑인·히스패닉(라틴계) 단체들을 대신해 교육부 민권담당국에 "하버드대의 레거시 입학 제도가 민권법을 위반하고 있다"며 공식 문제 제기를 했다.
이 단체는 “2019년 하버드 졸업생의 경우 약 28%가 부모나 다른 친척이 하버드대에 다녔다”면서 “하버드대의 동문·기부자 자녀 선호로 백인들이 압도적 이익을 받기 때문에 자격 있는 유색인종 지원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하버드대 동문·기부자가 친인척인 지원자의 거의 70%가 백인이라는 게 이 단체 설명이다. 또 레거시 제도의 수혜자는 이 제도를 이용하지 못하는 지원자보다 하버드대 합격 확률이 5배 이상 높았다고 LCR은 덧붙였다. 특권층의 학력 대물림을 레거시 제도가 강화한다는 것이다.
1964년 제정된 민권법은 인종, 피부색, 국적 등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한다. 이반 에스피노자-마드리갈 LCR 사무국장은 “대학 지원자의 가족이 누구인지, 통장 잔고가 얼마나 되는지가 대학 입시 절차와 관련이 있어서는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하버드대를 겨냥한 공격은 지난달 29일 대법원 판결을 전후해 거세지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대법원의 소수인종 우대 정책 위헌 결정 후 “(레거시 제도는) 기회 대신 특권을 확대한다”라고 지적하면서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공화당 소속 팀 스콧 상원의원, 민주당 소속 바바라 리 하원의원 등 의회에서도 비슷한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전 하버드대 총장도 언론 기고문에서 엘리트 대학이 특권층에게 특혜를 부여하는 것을 비판했다.
하버드대가 위치한 매사추세츠주(州) 주의회에서는 대학이 지원자에게 동문·기부자 특혜를 제공할 경우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이 올해 초 발의되기도 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하버드대가 물어야 할 벌금이 1억 달러(약 1,30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하버드대는 이 같은 공세에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대법원 판결 직후 “깊이 있고 혁신적인 교육, 학습, 연구는 다양한 배경, 관점, 삶의 경험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공동체에 달려 있다는 기본 원칙을 재확인하고자 한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 앞으로 몇 달 내에 대응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