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만에 5800억 원 규모 무기판매 승인...미중 갈등 더 깊어지나

중국 "대만해협에 새로운 긴장 만들지 마" 경고

차이잉원 (오른쪽 첫 번째) 대만 총통이 28일 타이베이 총통실에서 미국 하원 군사위원장인 마이크 로저스 의원과 만나고 있다. 타이베이=AFP 연합뉴스

미국이 대만에 4억4,000만 달러(약 5,800억 원) 상당의 탄약과 차량 등을 지원하는 안을 승인했다고 미국 CNN방송 등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미 국방부 산하의 국방안보협력국(DSCA)은 전날 낸 보도 자료에서 미 국무부가 대만에 관한 대외군사판매(FMS) 계약 2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 중 한 건은 대만이 요청했던 고폭소이예광탄, 다목적탄, 연습탄 등 30㎜ 탄약 판매와 관련이 있으며, 대략 3억3,200만 달러(약 4,380억 원) 규모 계약이다. 다른 한 건은 대만에 전투차량과 무기 수리·예비용 부품 1억800만 달러(약 1,400억 원)어치를 판매하겠다는 내용이다.

DSCA는 해당 계약에 관한 자료를 의회에도 전달했다. 미국의 무기 판매는 국방부와 방위산업체가 수입국과 협상을 체결한 뒤 국무부와 의회 승인을 받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CNN은 설명했다.

대만 국방부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이번 미국의 무기 판매는 대만이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쌓거나 훈련 수요를 충족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며 환영했다.

그러나 소식을 접한 중국은 크게 반발했다. 이날 중국 외교부 마오닝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측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수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중단하고, 대만해협에 새로운 긴장 요소를 만들며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행동을 멈추라”고 밝혔다.

중국은 대만해협 중간선에 군용기를 투입하며 다시 항의했다. 이날 오전 8시쯤 중국 군용기 24대가 대만 인근에서 탐지됐고, 그 중 11대는 중국과 대만의 비공식 경계선인 ‘대만해협 중간선’을 침범했다고 대만중앙통신은 전했다. 중국군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기점으로 군용기를 동원해 ‘항의 차원’의 군사 행동을 이어왔다.

이유진 기자 iyz@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