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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수준 낮추는 특정 패널 겹치기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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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시시각각 수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이렇게 복잡하고 다양한 세상의 현대인들은 알고 싶고 또 알아야 할 일들이 너무도 많다. 정보검색이 주요 서비스인 구글이나 네이버가 세계 최고의 기업인 건 우리가 얼마나 정보에 목말랐는지 알 수 있다. 언론과 방송은 시민들에게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고, 사건에 대한 해설을 붙이고, 이슈에 대한 의견을 전달한다. 언론과 방송이 세상의 정보를 제공하여 시민들이 사안에 대해 알도록 하는 것을 환경감시 기능이라 하고, 의견을 개진하여 각 집단들 간의 이해를 조정하는 것을 상관조정 기능이라고 한다.
매일매일 새로운 자연현상이 나타나고, 사회 각 분야의 전문성이 증가함에 따라 최근의 언론, 특히 방송에서는 이른바 전문가 패널을 활용하여 정보와 의견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방송의 시사·보도 프로그램에서 전문가 패널은 주로 교수, 변호사, 시사평론가, 국회의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은 사건·사고·이슈에 대한 논평과 해설을 하고 있다. 아마 2012년 종합편성채널이 출범하고 각 채널마다 새로운 시사 프로그램들이 많이 늘어나면서 출연하는 전문가 패널의 수와 출연 횟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관련하여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는 2022년 10월 '방송 시사·보도 프로그램의 다양성 연구'라는 보고서를 통해 시사·보도 프로그램 패널들의 영향력과 문제점을 진단하였다. 2012년부터 2022년까지 지상파와 종편 및 보도전문채널에 출연한 전문가 패널을 조사한 이 연구에 따르면, 성별로는 남성 패널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연령대는 50대, 직업은 국회의원이 가장 많고 시사평론가, 변호사 순이었다.
문제는 일부 전문가가 너무 잦은 출연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루에도 여러 채널을 바꾸어가면서 중복 출연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상기 연구에서도 "소수 패널의 중복 출연은 방송의 질적 저하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방송의 품질과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이들의 논평은 정파성도, 전문성도 아닌 그저 '질 낮은 방송'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일부 패널들은 방송을 통해 인지도를 얻은 뒤 선거 국면에서 공천에 도전하는 경우도 있다. 각 정당의 공천을 받아 정계 진출에 성공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 다시 방송에 출연해 활동을 하기도 한다. 일부는 방송으로 획득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개인방송으로 이익을 취하기도 한다. 이런 패널들의 의견을 공정하고 객관적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특정 전문가 패널이 너무나 다양한 분야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는 문제가 있다. 일부 변호사들이 법무 사건에 대한 법적인 조언뿐 아니라 일반적인 사건·사고에 대한 해설을 하는가 하면, 해당 분야 전공이 아닌 교수가 연예인 관련 문제나 학교 폭력 사건에 대해 논평하기도 한다. 옛 성현의 말씀에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아는 것'이라고 했는데, 모르는 것이 없는 만물박사님들의 방송 출연이 잦은 듯하다.
방송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부 전문가들은 방송에 초대하기도 어렵고, 막상 초대한다고 해도 말주변이 없거나 방송을 어색해하는 등 방송에 어울리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기존 패널을 자꾸 활용하게 된다고 한다. 아마도 우리는 각 분야의 전문가 의견을 듣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방송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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