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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버튼…’ 주인공처럼 시간을 되돌릴 순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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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2009년)’의 주인공은 80대 노인의 몸으로 태어나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젊어진다. 영화 주인공 벤자민 버튼(브래드 피트 분)처럼 몸을 점점 젊게 만드는 것을 실현하려고 현대 과학기술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노화를 막는 항노화(anti-aging)에 그치지 않고 젊음을 되찾는 역노화(reverse-aging) 현상을 규명해 오랜 인류의 꿈인 생명 연장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대표적으로 야마나카 신야 일본 교토대 교수가 세포를 역분화시키는 ‘4종의 야마나카 유전자(Oct3/4, Klf4, Sox2, c-Mycㆍ이하 OKSM 유전자)’의 발견이다. 야마나카 교수는 생쥐 피부 섬유아세포에 OKSM 유전자를 주입해 ‘역분화 줄기세포(iPS)’를 만들었다.
iPS는 다양한 세포로 성장하기에 손상 세포를 재생할 뿐만 아니라 노화 세포를 다시 젊게 만든다. 야마나카 교수는 이 같은 공로로 201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OKSM 유전자 기술을 활용해 젊음을 되찾게 만들 수 있다는 구체적인 가능성이 또 다른 연구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OKSM 유전자를 이용해 노화로 인해 손상된 실험 쥐의 심장 조직을 재생하는 데 성공했다.
데이비드 싱클레어 하버드대 유전학 교수팀은 OKSM 유전자 중 3가지(Oct4, Sox2, Klf4)를 노화 쥐에 주입해 다시 젊어지는 걸 확인했다. 그는 나아가 OKSM 유전자를 담은 아데노바이러스를 원숭이 눈에 주입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싱클레어 교수는 올 1월 국제 학술지 ‘셀(Cell)’에 “유전자 돌연변이가 없어도 후성(後成)유전학(epigenetics)적 변화가 있을 때 동물이 노화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후성유전학적 변화는 생물이 살아가면서 후천적으로 유전 물질이 바뀌는 현상을 말한다.
미국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리주버네이트 바이오’사도 OKSM 유전자 중 3가지(OSK) 유전자를 탑재한 아데노 바이러스를 124주 된 노화 쥐들에게 주입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노화 쥐들은 평균 18주 더 생존했고, 어린 쥐에게만 나타나는 특징적인 유전자 정보(DNA) 메틸레이션 패턴 일부를 회복했다. 실험 노화 쥐들에게는 우려되던 암은 발생하지 않아 줄기세포가 암을 일으킨다는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처럼 OKSM 유전자를 활용해 노화로 인한 질병 예방과 치료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반대 의견이나 연구 결과도 만만찮다. 노화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복잡한 과정이고, OKSM 유전자 효과는 인공적으로 일으킨 증상의 부분적 회복이어서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다.
역노화 문제도 더 많은 연구를 통해 신뢰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면서 발전할 것이다. 이 때문에 많은 연구자들이 히드라ㆍ작은보호탑해파리ㆍ대양백합조개ㆍ북극고래 등 장수 생물체에서 역노화 열쇠를 찾으려고 진력하고 있다. 노화는 그동안 살아가면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고쳐야 하는 (혹은 고칠 수 있는) 질병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5,000년 전 우르크를 지배했던 길가메시 왕의 일대기를 다룬 ‘길가메시 서사시’에 등장한 불로장생 약이나 진시황이 그렇게 찾으려 했던 불로초의 꿈이 역노화 연구 등 과학 발전으로 점점 현실성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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