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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캠프가 꿈꾼 '위대한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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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칼럼에서는 지난 칼럼에서 잠깐 언급했던 2012년 오바마 대선캠프 'Legacy Report'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보고서를 읽기 전 가장 궁금했던 것은 왜 보고서 이름을 '위대한 유산 보고서'라고 정했을까였다. 보통 레거시라는 말은 타인이 누군가의 위대한 생애 혹은 업적을 기릴 때 쓰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1년 8개월에 걸친 자신들의 선거운동을 '위대한 유산'이라고 명하게 했을까. 무엇이 자신들이 만들어 낸 성과를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동세대 혹은 다음 세대와 공유하고 싶게 하였을까 궁금했다. 이런 호기심을 가지고 레거시 리포트를 읽기 시작했고, 100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 마지막 장을 덮으며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오바마 캠프가 말하고자 했던 '위대한 유산'이란 무엇이었을까? 대선 승리였을까? 아니다. 바로 오바마 캠프와 함께 꿈을 꾸고, 변화를 만들어 갈 사람들을 찾아 조직하고 교육하고 훈련해, 지역 사회에 단단히 뿌리내린 전국적 풀뿌리 조직을 만들어 가던 과정, 그 자체였다. 그들은 그 여정을 '위대한 유산'이라고 불렀고, 대선 승리는 그 여정 가운데 하나의 결과물이었을 뿐이다.
오바마 캠프는 그들을 지지하던 유권자들을 선거 승리를 위해 표를 모아 오는 도구로 보지 않았다. 그들과 함께 변화를 만들어 낼 파트너로 보았고, 지지자들이 대선캠프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해 낼 수 있는 리더로 성장하길 바랐다.
이를 위해 대선 캠페인 내내 지역조직가 아카데미, 총괄책임자 프로그램, 대학 조직 프로그램, 펀드레이저 양성 프로그램 등 자원활동가들의 역량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리더십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실제 전국 조직가 인턴십 프로그램은 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내기도 했다.
오바마 캠프가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자원활동가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았고, 실제로 캠프 팀리더의 93%, 팀원의 86%, 자원봉사자의 75%가 대선 이후에도 오바마 정책을 지지하고 돕는 활동가 내지 자원봉사자로 계속 활동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했다. 오바마 캠프가 자원활동가들을 그저 선거 승리를 위한 수단이 아닌, 그들과 함께 꿈과 비전, 정책을 공유하는 팀으로 생각하고 이들을 위해 헌신한 결과이다.
레거시 리포트는 오바마 캠페인 팀의 목표에 대해 이렇게 서술하고 있다. "캠페인 팀들에 대한 대선캠프의 헌신은 그들이 이번 선거에 필요한 사람들이기 때문이 아니었다. 훈련된 팀원들과 관계를 맺고 그들과 비전을 공유한 것은, 선거 당일 사라지고 마는 것이 아니다. 대선 캠페인 전 과정을 통해 조직된 여러 이웃과 공동체가 대선 이후에도 실제 변화를 만들어 내는 조직으로 지속되기를 바랐다. 따라서 이번 대선 캠페인 전략은 대선 당일만이 아닌, 변화를 함께 만들어 갈 팀을 조직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내년 4월 총선이 있다. 국회의원 후보자들 중에 자신의 당선 여부만이 아닌, 실제적인 변화를 만들어 낼 팀을 만드는 것에 헌신하는 후보자가 있다면, 또 팀원들이 자신에게 그러한 것처럼 자신 또한 팀원들의 비전과 성장에 헌신하는 후보자가 있다면 널리 소문을 내주길 바란다.
그가 어쩌면 우리가 찾고 있는 바로 그 리더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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