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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가 밝힌 진실… 23년 전 성폭행 진범은 수감 중인 연쇄살인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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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정보(DNA)를 통해 23년 전 성폭행 사건의 진범이 밝혀졌다. 알고 보니 진범은 이미 별도의 살인 혐의로 무기징역형을 받아 교도소에 수용 중인 연쇄살인범이었다. 이처럼 검찰과 경찰이 DNA 데이터베이스(DB)를 이용해 장기미제 사건들을 전수조사하면서, 최대 수십 년간 진범을 잡을 수 없었던 사건들을 속속 해결하고 있다.
대검찰청과 경찰청은 지난해 11월부터 이달까지 대검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DNA DB를 활용해 미제사건을 전수조사한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이번에 검경이 조사한 사건은 미제사건 중 과거에 채취한 DNA가 남아 있었지만 인적사항이 특정되지 않았던 경우다. 검찰은 이렇게 잡은 성폭행 피의자 10명을 재판에 넘기고, 3명을 수사 중이다.
2010년 7월 DNA법 시행으로 DB가 구축되면서, 그 이전에 남아 있는 DNA 자료들이 모두 보관됐다. 이 중에서는 인적사항 없이 DNA만 남은 것들도 있었는데, 검경은 DB 구축 후 새로 확보된 DNA와 DB상 DNA를 전수 비교해 다수의 진범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작업은 지난해 11월 수원지검과 경기남부경찰청 협업을 시작으로, 올해 1월부터 전국 검찰청 및 경찰서로 확대됐다.
이번 전수조사는 지난해 11월 아동성폭력범 김근식(55)의 16년 전 추가 성범죄 규명을 계기로 이뤄졌다. 이원석 검찰총장의 직접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수도권 일대에서 미성년자 11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15년을 복역한 김근식은 지난해 10월 만기출소 하루 전 2006년 아동 강제추행 사건 혐의가 드러나 다시 구속됐다. 검찰은 경찰이 보관하던 신원미상 범인의 DNA와 김근식의 DNA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 김근식의 자백을 확보해 그를 구속기소했다.
이런 방식으로 검경은 10~23년 전 일어난 사건의 범인을 밝혔다. 경남 진주시에서 30대 주부 등 3명을 살해해 무기징역이 확정된 연쇄살인범 신모(56)씨는 2000년 5월 경기 오산시에서 발생한 특수강도강간 사건의 진범으로 확인됐다. 피해자의 집에 침입해 금품을 빼앗으려 칼로 옆구리를 찌르고 성폭행을 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이다. 흉기에 남아 있던 DNA가 신씨의 것과 일치한다는 사실이 이번에 밝혀져 이달 12일 추가 기소됐다.
2003년 5월 다방에서 과도로 피해자를 협박해 성폭행한 사건도 공소시효 완성이 지난달로 임박해 미제로 남을 뻔했으나, DNA 대조로 진범을 잡았다. 그 진범 역시 별건으로 교도소에 수용 중이었고, 올해 9월 출소 예정이었다. 이외 2004년 장애인 성폭행 사건, 2008년 술 취한 피해자를 성폭행한 사건, 2011년과 2013년 벌어진 성폭행 사건의 진범도 이런 식으로 찾아냈다.
검찰 관계자는 "검경이 합동해 신속히 수사함으로써 출소가 임박했거나 시효 완성이 임박한 중대 성폭력 사범 10명의 혐의를 밝혀내 기소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DNA DB를 활용한 적극적 과학수사를 통해 범인을 끝까지 추적,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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