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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친 세제·비누 되팔아 빵 사먹는 미국인들...'조직적 소매 절도'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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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법무부와 주택 관련 용품 판매업체 홈디포, 전자상거래업체 이베이. 이들이 20일(현지시간) 손을 잡고 ‘조직적인 소매 절도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미국에선 소매점으로 분류되는 홈디포 매장에서 훔친 물건을 이베이 같은 온라인 사이트에서 판매하지 못하도록 협력ㆍ경보체계를 구축한다는 게 골자다. 오프라인 소매업체에서 훔친 물건을 온라인 판매업체에서 재판매하는 범죄가 미국 내에서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미국 대형 마트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올해 초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에선 대형 소매업체 매장 내 절도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현지 정보 사이트 ‘크로스타운’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절도 사건이 가장 많았던 2016년 1~4월 LA 경찰청 절도 신고 접수 건수는 2,421건이었는데 올해 같은 기간에는 44% 증가한 3,490건에 이르렀다. 절도가 가장 많이 발생한 장소는 노르스트롬, 세포라, 타깃 같은 주요 소매점이었다.
미 CNN은 미국의 대표적인 소매점 타깃이 도난 증가로 인한 올해 손실을 5억 달러(약 6,500억 원)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전미소매업연맹에 따르면, 매장 내 절도가 연간 소매업 ‘축소(shrink·도난, 사기, 파손 및 기타 사유로 인해 사라진 상품을 지칭하는 용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에 비해 26.5% 증가했다.
문제는 생필품을 훔친 뒤 이를 팔아서 돈을 챙기는 조직범죄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셸 무어 LA 경찰청장은 “사람들은 종종 조직적인 소매 절도범들이 고가의 보석을 노린다고 생각한다”며 “실제로는 티셔츠, 데오드란트(땀냄새 제거제), 위생용품과 같은 쉽게 재판매할 수 있는 기본적인 품목을 노린다”라고 설명했다.
조직적인 소매 절도범은 훔친 물품을 온라인이나 동네 구멍가게, 길거리 벼룩시장 등에서 판매한다고 미 CNN은 전했다. 이 때문에 세제, 비누 같은 품목에도 자물쇠를 채우는 매장이 늘어나고 있다.
소매 절도 사건 급증의 원인 중 하나는 40년 만에 미국을 덮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꼽힌다. 최근 여론조사기관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5명 중 3명(61%)은 물가 상승으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고 CNN은 전했다. 특히 저소득층 가구가 고소득층에 비해 더 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미국 사회의 양극화와 나쁜 행동을 쉽게 정당화하는 분위기도 절도 사건 급증의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롭 본타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조직화한 소매 범죄는 기업, 소매업체, 소비자에게 손실을 입히고 대중을 위험에 빠트린다”며 “법 집행기관, 온라인 판매업체, 소매업체 등 그 누구도 캘리포니아에서 조직적인 소매 범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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