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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와 멸치

입력
2023.06.23 04:30
25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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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국립민속박물관에서 해양 문화 특별전을 관람하였다. 우리 밥상에 자주 오르는 생선인 '조기, 명태, 멸치'의 어획, 가공, 유통, 판매에 이르는 다양한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 참조기와 부세를 구별하는 법 등 실용적인 내용도 눈길을 끌었지만 전시를 보며 명태와 멸치의 이름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수입 수산물 중 1위를 차지하는 명태는 다 같은 생선을 지칭하는 것인가 싶을 정도로 불리는 이름이 많다. 말리지도 얼리지도 않은 생물 명태는 생태, 얼린 것은 동태라고 한다. 말린 것은 북어인데 반쯤 말린 것은 또 코다리라고 하고, 얼리고 말리는 것을 반복해서 눈과 바람을 맞으며 말린 것은 황태라고 한다. 우리가 얼마나 명태를 좋아하고 다양한 음식으로 먹는지를 명태의 다양한 이름으로 알 수 있다.

명태의 어원은 분명하지 않다. 다만, 민간에 떠도는 이야기를 듣고 기록한 것으로 조재삼의 '송남잡지'에 명태와 관련한 내용이 있는데 "북어 명태는 우리나라 원산도 산물로서, 옛날에는 명천(明川) 지명에서는 잡히지 않았다. 명천 사람 태(太)씨라는 사람이 처음으로 이 고기를 낚았는데 비대하고 맛이 좋아서 '명태(明太)'라 이름하였다"라는 설명이 나온다.

멸치도 우리 밥상에 자주 오르는 생선이다. 멸치의 옛말은 '멸티'로, 구개음화를 거쳐 멸치가 되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서는 멸치를 업신여길 멸 자를 붙여 '멸어(蔑魚)'라 하였다. 작고 흔해서 붙여진 이름이 아닐까 한다. 예전엔 하찮게 여겨졌을지 몰라도 지금은 멸치볶음, 멸치육수, 멸치액젓 등 한식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물고기이다.

이윤미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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