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년생 신생아 2명 잇따라 살해 후 냉장고에 유기한 30대 엄마 붙잡혀

입력
2023.06.21 18:43
수정
2023.06.21 21:5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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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기록 있으나 출생신고 안 한 아이 추적해 발견
삼남매 키우던 A씨 "경제적으로 힘들 것 같아 살해"
남편 "아내가 낙태했다고 한 말 믿었다"

경기남부경찰청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기남부경찰청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기 수원의 한 아파트 냉장고에서 갓 태어난 신생아 시신 2구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21일 영아살해 혐의로 30대 여성 A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2018년 11월과 2019년 11월 각각 남자와 여자 아기를 출산하고 곧바로 살해한 뒤 시신을 자신이 살고 있는 수원시 소재 아파트 냉장고에 보관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남편 B씨와 함께 12살 딸, 10살 아들, 8살 딸 등 삼남매를 기르던 중 2018년 넷째 아이를 임신했다. A씨는 경제적으로 키우기 힘들 것 같아 넷째 출산 후 병원에서 아이를 집에 데려와 목 졸라 살해했다. 이듬해 다섯째 역시 낙태 비용이 없어 출산한 뒤 같은 이유로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아기를 낳은 후 곧바로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가 가족들에게도 범행 사실을 숨기기 위해 자신이 주로 사용하는 냉장고를 시신 유기 장소로 선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A씨의 남편 B씨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임신한 사실을 알았지만 아내가 두 차례 모두 낙태했다고 했고, 그 말을 믿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범행은 감사원이 ‘출산 기록은 있으나 출생 신고가 안된 아이들’ 실태조사 결과를 수원시에 전달했고, 수원시가 이달 초 경찰에 수사의뢰하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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