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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백병원 82년 역사 뒤로하고 끝내 폐업...서울시 "문 닫아도 의료시설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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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의 유일한 대학병원이자 82년의 역사를 가진 서울백병원이 누적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끝내 폐업의 길을 택했다. 도심 의료공백 우려가 커지자 서울시는 백병원 부지에는 의료기관만 들어올 수 있도록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서울백병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인제학원은 20일 오후 서울백병원에서 이사회를 열어 경영정상화 태스크포스(TF)팀에서 제출한 '서울백병원 폐원안'을 의결했다. 인제대 의대 교수들과 병원 구성원, 시민사회단체들이 폐업에 강력히 반대했지만 이사회는 운영 손실로 누적된 적자와 회생 가능성이 불투명한 점을 감안해 만장일치로 폐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지와 건물 활용 방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현재 서울백병원 직원 393명은 법인 소유 다른 병원에서 일하는 방식으로 고용을 유지하기로 했다. 인제학원은 일산·부산·해운대·상계백병원을 운영 중이다.
이날 이사회 의결로 1941년 '백인제외과병원'으로 개원해 명동의 터줏대감으로 82년 동안 같은 자리를 지킨 서울백병원은 곧 문을 닫는다. 동대문병원(2008년), 중앙대 필동병원(2004년), 용산병원(2011년), 성바오로병원(2019년), 제일병원(2021년) 폐원에 이어 서울 도심에서 또 하나의 종합병원이 사라진다.
서울백병원 폐업은 10년 가까이 이어진 적자 때문이다. 2014년 처음 73억 원 적자를 기록한 이후 누적 적자가 1,745억 원이 넘는다. 서울 도심의 상주인구가 급격히 줄고 있는 데다 지상 주차 공간이 11대에 불과할 정도로 시설이 낙후해 상급종합병원들과 경쟁도 힘든 처지였다.
서울시는 백병원 폐업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막기 위해 부지 용도변경을 막을 방침이다. 서울백병원 부지를 도시계획시설 중 종합의료시설로 결정하면 법인이 부지를 매각해도 상가나 오피스 등 다른 용도로 전환이 불가능하다.
서울시는 관할 중구청이 '도시계획시설 결정안'을 제출하면 주민 의견을 청취하고,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이르면 올 하반기 지정을 마칠 계획이다. 아울러 도심 내 종합병원들을 종합의료시설로 일괄 결정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대상은 서울대병원과 적십자병원, 강북삼성병원, 세란병원으로 모두 종로구에 있다. 강남구 강남삼성병원,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은 이미 종합의료시설로 지정돼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시계획시설 결정에는 6개월~1년이 걸린다"며 "그사이 인제학원이 운영을 중단하거나 부지를 매각해도 향후 해당 부지를 의료시설로만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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