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조 클럽 ‘엔비디아’…’AI 황태자’ 젠슨 황 CEO는 누구

입력
2023.06.17 09:49
수정
2023.06.28 13:48

가죽 재킷 마니아와 PC게임광으로 알려져
학창시절 인종차별과 학교폭력 피해
회사 창립 이후, 위기 때마다 승부사 기질
[아로마뉴스(48)]6.12~16

편집자주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시·공간의 한계를 초월한 초연결 지능형 사회 구현도 초읽기다. 이곳에서 공생할 인공지능(AI), 로봇(Robot), 메타버스(Metaverse), 자율주행(Auto vehicle/드론·무인차) 등에 대한 주간 동향을 살펴봤다.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30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타이베이 2023 전시회’에서 자사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타이베이 EPA=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30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타이베이 2023 전시회’에서 자사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타이베이 EPA=연합뉴스

검은색 가죽 재킷, 문신, 컴퓨터(PC)게임광.

취향부터 독특했다. 회사 실적 발표나 주요 포럼과 기조 연설 등을 포함한 공식 행사에선 어김없이 검은색 오토바이 가죽 재킷 차림으로 등장했다. 왼쪽 팔에 새겨진 회사 로고 문신도 흔한 사례는 아니다. PC게임광으로 알려진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인 요즘이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전자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엔비디아 창업자인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 얘기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전장 대비 15.40달러(3.9%) 오른 410.22달러로 장을 마감, 시총 1조100억 달러(약 1,285조6,000억 원)에 달했다. 엔비디아가 종가 기준으로 1조 달러를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선 지난달 30일 장중 한때 419달러까지 치솟으면서 1조 달러를 넘어섰지만 종가에선 뒷심 부족으로 제대로 된 신기록 달성은 미뤄졌다.

엔비디아의 1조 달러 클럽 가입의 의미는 상당하다. 현재 시총 1조 달러 이상인 미국 기업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아마존 등에 불과하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은 2021년 6월에,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는 2021년 10월에 각각 1조 달러 선에 진입했지만 현재 기준에선 탈락한 상태다.

지난 1993년 당시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문 기업으로 설립된 엔비디아는 지난해 말부터 등장하면서 폭발적인 성장세로 접어든 생성형 인공지능(AI)에 힘입어 수직 상승세를 구가하고 있다. GPU는 PC에서 그래픽과 영상을 빠르게 처리, 결괏값까지 모니터에 출력하는 장치다. 빠른 연산과 반복학습이 필수인 생성형 AI에는 핵심 부품이다. 엔비디아는 전 세계 GPU 물량의 90%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미국 스타트업인 오픈AI에서 생성형 AI로 출시된 ‘챗GPT’의 최대 수혜주로 주목된 가운데 순탄치 않았던 황 CEO의 인생 스토리도 누리꾼들의 관심사다.

30년 만에 회사를 ‘시총 1조 달러 클럽’에 가입시킨 그는 대만 이민자 출신이다. 올해 60세인 그는 대만에서 화학공장 엔지니어인 부친과 초등학교 교사였던 모친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을 대만과 태국에서 보냈던 그는 10세 때, 사회적인 불안이 고조됨에 따라 형과 함께 미국 친척집에 보내졌다. 그렇게 고향을 떠나면서 접어든 타향살이는 가시밭길로 시작됐다. 그는 학창 시절엔 매일 화장실 청소까지 해야 할 만큼 심각한 인종차별과 더불어 상당한 수준의 학교폭력까지 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방과 후엔 패밀리레스토랑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 주어진 삶에 충실했다. 자투리 시간엔 동네 클럽에서 탁구를 즐겼는데, 전미 대회 복식 부문에서 3위에 오를 만큼 수준급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 가운데서도 학업에 매진했고 오리건주립대에선 전기공학 학사를, 스탠퍼드대에선 전기공학 석사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굴곡진 길을 걸었지만 사회에 진출할 무렵, 분위기는 긍정적으로 흘렀다. 학사과정을 마쳤던 1984년 그해 애플의 매킨토시가 출시, 개인용 PC 대중화 시대가 열리면서다. 유년시절부터 게임광으로 소문났던 그의 머릿속에선 ‘(현재는) PC가 딱딱한 사무용 기기로 이용되고 있지만 조만간 게임이나 동영상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포함한 멀티미디어 기기로 활용될 것’이라고 빠르게 점쳐졌다. 그가 훗날 “졸업하기엔 완벽한 해였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한 까닭도 이런 맥락이다. 엔비디아 창립의 밑그림이 그려진 배경이기도 했다.

엔비디아 설립 이후에도 시련은 이어졌지만 특유의 승부사적인 기질로 난관을 돌파했다. 2008년 닥쳐왔던 금융위기를 포함해 절체절명의 순간들도 찾아왔지만 그는 ‘연봉 1달러’ 카드 등으로 극복했다. 자신의 삭감된 연봉은 회사의 인재 영입에 투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이런 경영철학은 지난달 26일 국립대만대 졸업식에 참석해 전한 연설에서도 그대로 묻어났다. 그는 이날 축사에서 “실패에 직면하고 실수를 인정하면서 도움까지 요청할 수 있는 겸손을 배우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21년, 세계적인 시사주간지인 미국 타임에서 선정한 ‘세계 100대 영향력 있는 인물’에 선정된 바 있다.

한편 엔비디아의 시총이 1조 달러를 돌파하면서 회사 지분의 약 3.5%를 보유한 그의 지분 가치도 350억 달러(약 46조3,050억 원)까지 치솟았다.




허재경 콘텐츠비즈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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