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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로봇 수술하면 흉터와 유두 괴사 등 합병증 크게 줄어요

입력
2023.06.19 18:3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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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에게서 듣는다] 차치환 한양대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

차치환 한양대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젊은 유방암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데 로봇 수술은 겨드랑이 쪽을 절개해 시행하므로 흉터도 크게 줄고 일상생활에도 빨리 복귀할 수 있다"고 했다. 한양대병원 제공

차치환 한양대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젊은 유방암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데 로봇 수술은 겨드랑이 쪽을 절개해 시행하므로 흉터도 크게 줄고 일상생활에도 빨리 복귀할 수 있다"고 했다. 한양대병원 제공

유방암은 여성 1위 암이다. 여성에게서 발생하는 암의 20.6%(2만4,923명ㆍ2020년 국가암등록통계)를 차지했다. 국내 유방암은 서구와 달리 젊은 나이에 발생하는 게 특징이다. 유방암 환자의 50%가 폐경(폐경 평균 나이 50세) 전에 발생하고, 39세 이하 젊은 유방암 환자가 11%나 된다. 늦게(4기)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30%에 불과하지만 조기 발견하면 98.9%일 정도로 예후(치료 경과)가 좋다.

‘유방암 수술 전문가’ 차치환 한양대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를 만났다. 차 교수는 “40대 ‘젊은’ 유방암 환자가 가장 많다”며 “젊은 유방암 환자들은 수술 후 생기는 흉터를 비롯한 미용적 문제들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데 최근 로봇을 이용한 최소 침습 유방 절제술이 미용 효과를 높이는 가장 좋은 치료법”이라고 했다.

-유방암이 국내 여성 1위 암인데.

“유방암이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한다. 따라서 정기검진으로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30세가 넘으면 매달 자가 검진을 시행하고, 40세 이상은 1~2년마다 전문의를 찾아 검사(초음파검사, 유방 촬영술)를 받는 게 좋다.

유방암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일부 위험 인자로는 조직 검사에서 상피내소엽종이나 비정형 증식 등이 진단된 과거력과 가족력(모녀, 자매) 등이다. 유방암 중에는 부모에게서 암 유전자를 물려받아 선천적으로 암에 취약한 유전성 유방암이 있다. 국내 유전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의 5~10%를 차지한다. 물론 암 유전자가 있다고 해서 모두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고 다른 사람보다 암 발병 확률이 높을 뿐이다. 암 유전자를 갖고 있으면 유방암은 60~80% 정도까지 발병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이른 초경, 늦은 폐경, 출산이나 수유 경험이 없거나 늦은 초산 등으로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에 노출된 기간이 길수록 유방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이 밖에 비만, 피임약, 여성호르몬제, 알코올, 카페인, 방사선, 교대 근무 등도 위험 인자로 꼽힌다.”

-최근 유방암 수술을 로봇으로 많이 시행하는데.

“유방암 치료는 이전에는 유방을 모두 잘라내는 ‘유방 전(全)절제술’이 대세였지만 최근에는 환자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유방 부분 절제술’이나 ‘유방 보존술’ ‘감시 림프절 생검술’ 등으로 가능한 수술 범위를 최소화하고 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유방 전(全)절제수술을 시행하면 유두 주변이나 피부가 접히는 유방 하부선에 큰 수술 흉터가 남는다. 반면 로봇 유방 수술 시 흉터가 겨드랑이 하부에만 남아 앞에서는 눈에 띄지 않는다. 또한 3~5㎝ 내외의 절개선 하나만으로 수술할 수 있기에 시간이 지나면 흉터가 잘 남지 않고 유두 주변의 피부 감각을 보존하는 데에도 효과가 우수하다. 따라서 미용적 측면을 고려한다면 로봇 수술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집도의도 로봇 수술을 시행하면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로봇 팔을 이용해 유방 절제술을 할 수 있다. 수술 시야가 매우 넓고 선명하게 확보되며, 특히 유방 안쪽 접근이 어려운 부위를 각종 기구를 이용해 손쉽게 잘라낼 수 있다.”

-로봇 수술은 안전성에 문제가 없나.

“최신 수술 기법이다 보니 수술자 숙련도가 중요하다. 한국유방암학회의 ‘로봇 최소 침습 유방수술연구회(KoREa-BSG)’에서는 매년 워크숍과 심포지엄을 통해 로봇 수술에 대한 다기관 공동 연구와 함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로봇 수술의 세계적 대가인 안토니오 토이스카 밀라노대 교수와 함께 공동으로 발표한 최근 리뷰 논문에 따르면, 유방암 로봇 수술은 수술 후 합병증 등 안전성 측면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국내외 연구들에 따르면 유두와 피부 괴사가 전통적인 수술법에 비해 더 적게 발생한다고 보고된 바 있다. 여러 연구들에서 로봇 수술 시 유두 괴사 합병증이 생길 확률이 전통적 수술법보다 3분의 1가량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로봇 수술하면 유두 괴사 등 합병증이 적은 이유는 절개선이 유두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고, 수술 시 유두를 포함한 피부 손상이 적기 때문이다. 다만 최신 수술 기법이다 보니 장기간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유방암 로봇 수술은 어떤 환자에게 필요한가.

“유두나 피부 가까이에 암이 침범되지 않은 유방암 환자에게 시행할 수 있다. 로봇 수술이 시행된 초기에는 예방적 절제술을 시행하거나 0~1기 유방암 환자만 대상으로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2~3기 유방암 환자에게도 시행되고 있다.

유방암 가운데 2가지 호르몬(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수용체와 HER2가 모두 없는 삼중 음성(-) 유방암이나 HER2(인간 표피 성장 인자 2형 수용체) 양성(+) 유방암에서 선행 항암화학요법과 표적 치료를 수술 전에 시행해도 전(全)절제술이 필요하면 로봇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유방이 너무 크거나 처졌다면 로봇 수술을 하지 못할 수 있다. 겨드랑이 수술에 관해서는 감시 림프절 생검술뿐만 아니라 림프절 곽청술(郭淸術ㆍ청소술)도 로봇 수술이 가능할 수 있다.”

-로봇 수술 예후는 어떻게 되나.

“유방 전절제술을 시행한 뒤 곧바로 성형 복원술을 할 때가 많다. 이때 보형물이나 조직 확장기를 삽입하는데 이 역시 로봇을 이용할 수 있다. 흉터가 작으므로 수술 후 회복이 비교적 빠르다. 전통적인 수술법에 비해 통증이 적고 회복 기간이 짧다는 보고들도 있다. 피부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으면 10일 정도 지나면 상처가 회복돼 퇴원이 가능하다.”

-유방암 수술의 최신 치료 방향은.

“유방암 수술 범위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전에는 겨드랑이 곽청술이나 근치적 전절제술을 많이 시행했다면 최근에는 림프절 생검술과 보존술이 표준이 됐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 연구들을 통해 일부 환자에서는 유방암 수술 자체를 아예 생략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따라서 수술을 줄이려면 개인별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 즉 수술을 생략해도 안전한 환자군을 찾는 것이 외과의사의 중요한 역할이 됐다. 로봇 수술도 미용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노력에서 시도되었는데, 이에 가장 적합한 환자를 선별하는 것이 숙제다.

-수술을 앞둔 암 환자에게 조언을 한다면.

“유방암 수술은 다른 암 수술보다 단순하다. 피부 밑 암 덩어리를 제거하는 것이기에 술기적으로는 충수돌기 수술과 비슷하다. 다만 암을 깨끗이 도려내고 미용적으로 뛰어난 효과를 나타내도록 하는 게 외과의사의 역할이다. 수술 합병증은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장이나 폐를 절제하는 것과 달리 유방암 수술 후 상처가 회복하면 곧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기에 수술을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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