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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금리 0.5%포인트 더 올릴 것" vs 시장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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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연준은 금리를 최소 2회 추가 인상하겠다고 밝혔으나, 시장은 "야심 찬 계획일 뿐"(월스트리트저널·WSJ)이라는 반응이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6월 기준금리를 5~5.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FOMC는 앞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금리를 5%포인트나 끌어올렸다. 연준 위원들이 이번에 만장일치 동결 결정을 내리면서 금리 인상 행진은 연속 10회를 끝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현 국면에선 금리 인상에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 연준의 판단이다. 연준은 정책결정문을 통해 "추가적인 정보와 그간의 통화정책이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동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에 대해 "정책금리가 (최종금리에 근접한) 충분히 제약적인 영역에 가까워졌으므로 인상 속도 완화가 타당하다(make sense)"고 부연했다.
파월 의장은 그러나 "인상 속도 완화와 궁극적인 인상 수준(최종금리)은 별도 변수"라고 강조했다. 한 번 쉬었을 뿐, 금리 인상 중단은 결코 아니라는 경고다. 이어 "위원들은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데 동의한다", "7월 회의는 여전히 (의미가) 살아 있는 회의(live meeting)"라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 위원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최종금리 수준을 점으로 표시하는데(점도표), 실제 이날 공개된 점들의 중간값은 현재 금리보다 높은 5.6%였다. 0.25%포인트씩 최소 2회는 더 올려야 한다는 얘기다. 심지어 위원 18명 중 12명이 중간값 이상의 금리를 찍었다. 이날 연준은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0.4%에서 1%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은 3.6%에서 3.9%로 높였는데, 경제여건이 아직 견조한 만큼 금리로 물가를 눌러야 할 필요성이 여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은 연준 위원들의 엄포를 믿지 못하겠다는 눈치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2년 2개월 만의 최소폭인 4%를 기록했는데, 시장은 다음 달 발표하는 6월 물가가 이보다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당사는 연준 예상보다는 빠르게 근원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며 9월 FOMC에서 근원 인플레이션 및 최종금리 전망을 하향 조정할 것"이라는 미국계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의 전망이 시장 견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프랑스 협동조합 금융그룹 크레디아그리콜(CACIB)도 "연준은 물가 상승률 및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했으나 당사는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한다"며 "인상하더라도 0.25%포인트의 1회 추가 인상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순한 맛'이었던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도 시장이 점도표를 믿지 않는 이유다. 특히 "노동시장이 다소 완화하는 조짐을 보인다"는 언급이 과거 "'노동시장이 매우 타이트하다'는 발언에 비해 비둘기적"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점도표 발표 직후 뉴욕증시는 하락하고 미국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으나, 기자회견 이후 증시가 상승하고 달러화가 약세 전환하는 반전이 일어난 것도 "점도표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 때문"(한국은행 뉴욕사무소)이란 분석이다.
15일 국내 증시는 혼조세 마감했다. 미국이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하면서 초반 강세를 보였으나 이어 발표한 중국 실물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일부 투자자가 FOMC 결과를 매파적으로 해석한 것도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0.4% 낮은 2,608.54로 마감해 겨우 2,600선을 지켰고, 코스닥은 외국인 매수세 유입으로 0.7% 상승 마감(878.04)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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