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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도 뜨거운 제철소 속에서 사람 대신 이물질 없애는 로봇...안전성과 품질 지킨다

입력
2023.06.15 16:00
수정
2023.06.15 18:09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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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DX, 고위험·고강도 현장에 로봇 적용
제철소, 이차전지 소재, 건설 등 현장 도입

포스코DX와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아연도금 공정에 산업용 로봇을 적용했다. 사진은 현장에 설치된 산업용 로봇이 이물질(드로스)을 제거하고 있는 장면. 포스코DX 제공

포스코DX와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아연도금 공정에 산업용 로봇을 적용했다. 사진은 현장에 설치된 산업용 로봇이 이물질(드로스)을 제거하고 있는 장면. 포스코DX 제공


지난해부터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는 아연이 녹아 있는 포트 속에 이물질을 제거하는 고위험 작업을 로봇이 대신 수행하고 있다. 이 작업은 그동안 400도 이상의 아연이 들어 있는 포트에 떠 있는 부유물을 근로자가 뜰채를 들고 건져내야 했다. 포트 일부만 개방하고 긴 뜰채로 작업을 한다 하더라도 70~80도를 견뎌야 했다. 자칫 실수라도 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윤석준 포스코 DX 로봇사업추진반장(상무)은 "로봇이 문제가 생기면 그것만 고치면 되지만 사람에게 사고가 나면 큰일"이라며 "도입 후 현장 구성원들의 반응도 매우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그룹의 정보통신(IT) 전문 계열사 포스코 DX가 제철소, 건설 현장, 이차전지 등 위험도가 높은 사업장에서 쓸 수 있는 산업용 로봇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3D 업종에서 갈수록 일할 사람을 구하기 어려워지는 동시에 중대재해처벌법 등 안전 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로봇 도입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15일 포스코 DX는 경기 성남시 판교 사옥에서 '로봇,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가속 페달'이라는 주제로 콘퍼런스를 열었다.



3D 업종서 점점 사람 구하기 어려워져

포항제철소 제1고로에서 쇳물을 생산하는 모습. 포스코 제공

포항제철소 제1고로에서 쇳물을 생산하는 모습. 포스코 제공


포스코그룹은 스마트팩토리가 적용된 생산 현장을 보다 안전한 작업장으로 개선하고 생산성과 품질 향상을 실현하기 위해 산업용 로봇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포스코DX를 중심으로 포스코홀딩스, 포스코, 포스코이앤씨, 포스코퓨처엠,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포항공대(POSTECH) 등이 참여하는 '포스코그룹 로봇협의회'를 발족해 그룹 차원의 협력 체계를 가동 중이다.

포스코DX는 콘퍼런스에서 그룹사 사업장에서 도입한 산업용 로봇 사례를 소개했다. 광양제철소 말고도 ②포항제철소에서는 코일 밴드를 자를 때 산업용 로봇을 이용하고 있다. ③포스코이앤씨는 국내 건설사 최초로 수중 드론을 도입해 해상에서 공사할 때 안전을 유지하고 품질을 관리하는데 활용하고 있다. ④포스코퓨처엠은 이차전지 소재공장의 생산 자동화를 위한 산업용 로봇과 물류자동화를 위한 무인운송로봇(AGV)을 적용하고 있다.

포스코DX 측은 산업용 로봇의 확산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윤 상무는 "생산가능 인구가 2020년 3,700만 명에서 2070년에는 1,700만 명으로 줄어들 뿐 아니라 현장 근로자들의 평균 나이대도 올라가는 추세"라며 "지금 하고 있는 분들이 얼마 안 돼서 정년퇴직하기 때문에 많이 위험한 분야부터 로봇을 투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대처벌법 시행 영향으로 산업용 로봇 수요 증가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더불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도 산업용 로봇 수요를 늘어나게 하는 중요한 원인이 될 것이라고 회사 측은 내다봤다. 이 법에서는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가 안전확보 의무 등 조치를 소홀히 해 심각한 산업 재해나 시민 재해가 일어나 인명 피해가 생기면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를 처벌한다.

윤 상무는 "과거에는 주로 로봇에 투자할 때 투자 대비 수익이 얼마나 나오는지 신경 썼지만 중대재해처벌법 영향으로 기조가 달라졌다"며 "특히 제철소처럼 사고가 나면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지는 분야에서는 로봇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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