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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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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간판이나 메뉴판이 외국어, 외국 문자로만 된 곳이 많다. 한번은 카페에 갔는데 메뉴명이 온통 영어로만 되어 있었다. 메뉴에 있는 자몽에이드를 달라고 했더니 그런 것은 없다고 한다. 분명 'grapefruit ade'가 있는데 자몽에이드는 없다니 웃지 못할 일이었다.
최근 유명한 한 카페의 메뉴판이 언론에 소개되어 논란이 된 일이 있다. 메뉴판이 모두 영어로만 쓰여 있는 가운데 미숫가루를 'M.S.G.R'이라고 표기한 것이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는 참신하다는 의견과 허세스럽다는 의견이 나뉘었다.
메뉴판을 꼭 한국어로 하고, 한글 표기만 하여야 한다는 법은 없다. 공문서는 국어기본법에 따라 한글로 작성하여야 하고, 광고물도 옥외광고물법에 따라 원칙적으로 한글로 표기하도록 되어 있지만, 메뉴판에 대해서 규정된 바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에 있고 없고를 떠나 소통과 경제성의 차원에서는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M.S.G.R'을 파는 카페에서 손님과 직원은 'M.S.G.R'이 무엇인지 몇 번이나 묻고, 답해야 했을까.
정책명과 같은 공공언어의 영역에서 소통성은 더욱 중요해진다. 국립국어원의 '공공언어 개선의 정책 효과 분석'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시간 비용 절감 등을 따졌을 때 공공언어 개선은 연간 약 280억 원의 경제적 기대 효과를 가져온다.
좋은 정책이 있어도, 외국어 등을 남용하여 이해하기 어려운 정책명으로 국민이 알지 못하면 효과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무슨 뜻인지 설명부터 해야 하기 때문이다. 언어는 소통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소통이 되지 못한다면 어떤 소용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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