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하반기에도 반도체는 빛 못 본다" 전경련의 슬픈 예측...이차전지·자동차·조선은 '맑음'

입력
2023.06.15 11:00
수정
2023.06.15 13:31

전경련, 산업 전망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한국 수출을 이끌고 있는 반도체가 올해 하반기에도 부진이 이어진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차전지와 자동차, 조선은 성장세를 유지할 대표 산업으로 꼽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한국경제 덮친 수출 한파, 산업별 전망은'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6개 주요 수출산업의 올 하반기 전망을 공개했다.

하반기 대내외 거시 및 수출 여건에 대한 주제발표를 한 홍성욱 산업연구원 실장은 "하반기 수출은 상반기에 비해 감소율이 둔화할 전망이지만 비교적 견조한 민간 소비를 감안해도 올해 경제성장률은 1.4%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09년(0.8%) 글로벌 금융위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겪은 2020년(-0.7%)에 이어 가장 낮은 성장률을 보인다는 예측이다. 반도체는 하반기에도 수출 감소율이 두 자릿수인 12.8%에 이르며 철강, 석유화학산업 역시 회복 속도가 더딜 것이라는 예상도 덧붙였다.

전경련은 구체적으로 반도체산업의 경우 글로벌 데이터센터 기업의 설비 교체, 인공지능(AI) 수요 확대 등으로 상반기보다는 여건이 나아지겠지만 개인용컴퓨터(PC), 스마트폰 등 반도체 수요 산업 부진으로 상승세 전환을 위한 동력이 부족하다고 봤다.

반면 이차전지산업은 상반기 성장세를 이어간다고 판단했다. 현재 국내 기업들은 세계시장 점유율이 53.4%에 이를 정도로 선방하고 있는데 전기차 등의 수요 증가로 성장 흐름세가 계속된다는 분석이다.

자동차산업도 긍정적이다. 렌터카, 택시 등 영업용 차량의 글로벌 수요가 늘고 있고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회복세를 탄다는 설명이다. 다만 중국 기업의 확장, 테슬라 등의 스마트카 기술 격차 확대 등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조선산업은 새 선박 가격의 상승, 노후 선박 교체 사이클 진입 등으로 호황을 누릴 전망이고, 방위산업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글로벌 국방비 증액 등의 여파로 대규모 수출 계약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철강산업은 신흥국의 인프라 투자 수요 등으로 성장세를 보이겠지만, 중국, 미국 등 선진국의 수요 회복 지연으로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분석됐다.

석유화학은 올해 에너지 가격 안정화와 중국의 경기 부양 의지에 힘입어 회복이 예상되지만, 중국의 증설 지속 등으로 공급 불확실성이 여전해 중장기 전망은 험난하다고 전경련은 판단했다.

배상근 전경련 전무는 "수출 한파의 영향으로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이 1%에도 못 미치고 상위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나빠졌다"며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해법은 불합리한 규제 혁파, 낙후된 노동시장 및 세제 개선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주문했다.

박관규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