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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팥 망치는 '알포트 증후군', 여성도 50세 되면 말기 신부전으로 악화

입력
2023.06.1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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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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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포트 증후군’은 몸의 하수처리장으로 불리는 콩팥에서 노폐물을 거르는 사구체(絲球體ㆍglomerulus) 기저막에 유전적 이상이 있는 질환이다.

대부분의 경우 성염색체인 X 염색체와 관련이 있다. 남성은 평균적으로 25세가 되면 말기 신부전으로 악화하며, 투석(透析)이나 콩팥이식을 해야 한다.

반면 여성은 남성보다 콩팥 기능이 오랫동안 유지되다가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이 늦게 나타나므로 오히려 질환 인식이 남성보다 크게 낮은 게 문제로 꼽힌다.

김지현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연구팀(정해일 서울적십자병원 소아청소년과장·강희경·안요한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은 유전성 희소 콩팥병 ‘X 염색체 연관 알포트 증후군’의 유전형에 따른 남녀 예후를 분석하고, 남성에 비해 늦게 진행되는 여성에게서도 50세에 말기 신부전으로 악화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연구팀은 분당서울대병원을 포함한 국내 12개 기관에서 2000~2021년 유전자 검사로 알포트 증후군으로 진단받은 216명(124가족)을 대상으로 △비절단형(경한 유전적 변이) △비정상 연결형(중간) △절단형(심한 유전적 변이) 3가지 유전자형에 따라 남녀 콩팥병 예후(치료 경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여성 알포트 증후군 환자는 50세(중간 나이)에 말기 신부전에 도달하며 해외 연구(중간 나이 약 65세)에 비해 전체적으로 예후가 나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남성에게서 25세(중간 나이)에 말기 신부전으로 악화해 해외 연구와 별다른 차이가 없었던 것과 대비된다.

또 남성에게서 가장 예후가 좋지 않은 유형에 속하는 절단형(심한) 유전자형의 경우 여성도 예후가 제일 나빠 가장 이른 나이에 말기 신부전에 도달했다. 이 유형은 다른 유전자형보다 이른 나이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혈뇨가 나타나는 등 심한 증상을 보였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여성 알포트 증후군 환자의 유전자형과 콩팥병 예후의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세계 최초 보고다.

여성 알포트 증후군 환자는 남성 환자처럼 조기 발견ㆍ치료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여성 환자의 유전자형에 따른 예후 분석이 맞춤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데 중요한 근거로 사용될 수 있다.

김지현 교수는 “알포트 증후군의 경우 조기 발견하면 고혈압 약으로 콩팥 기능을 보존하며 오랫동안 쓰도록 도울 수 있다”며 “희소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유전자 검사 발전으로 알려진 것보다 빈도가 높으며 진단되지 않거나 늦게 진단될 때가 많다”고 했다.

김 교수는 “말기 신부전, 혈뇨, 단백뇨 가족력이 있으면서 소변검사에서 혈뇨가 나타나면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Nature)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Scientific Reports’에 최근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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