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 잃은 남편 대신 생계 책임지며 모은 전재산 기부하고 떠난 '교육 독지가'

입력
2023.06.13 16:41
수정
2023.06.13 16:4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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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훈장 받은 전정숙 여사 별세... 충북대학교장으로 장례 치러져

전정숙(왼쪽) 여사가 2015년 충북대에서 장학금을 기부하고 있다. 충북대 제공

전정숙(왼쪽) 여사가 2015년 충북대에서 장학금을 기부하고 있다. 충북대 제공

평생 모은 15억 원대의 재산을 모두 장학금으로 기부한 전정숙 여사가 12일 별세했다. 향년 98세.

13일 충북대에 따르면 전 여사의 통 큰 기부는 모두가 어려웠던 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부터 시작됐다. 전 여사는 1997년 충북대에 10억 원 상당의 건물을 기증했다. 결혼 1년 만에 남편이 사고로 실명하면서 남편을 뒷바라지하고 미용실 등에서 궂은일을 하며 번 전 재산으로 마련한 것이었다. 전 여사는 2015년 "돈이 없어 학업을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지"라며 충북 증평군 증평읍의 땅과 건물 등 마지막 남은 3억 원대의 부동산도 대학에 건넸다. 지역사회 봉사에도 힘을 썼다. 1972년 대한적십자 등에서 봉사를 시작한 전 여사는 1992년 충북에서 처음으로 자원봉사활동 7,000시간을 돌파했다. 이런 선행이 알려지면서 전 여사는 2016년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전 여사의 장례는 충북대학교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충북대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14일 오전이다. 장지는 "충북대에 묻히고 싶다"는 전 여사의 뜻에 따라 대학에 마련된다.

충북대가 홈페이지에 띄운 전 여사 부고. 홈페이지 캡처

충북대가 홈페이지에 띄운 전 여사 부고. 홈페이지 캡처


양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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