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K팝 세계 주류 진출 물꼬 튼 BTS 10년...전 세계 아미 서울에 모였다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아포방포!(아미 포에버, 방탄소년단 포에버) 영원히 보라해!”
지난 12일 오후 8시 서울 한강공원 반포지구. 사위가 어둑어둑해지자 세빛섬 건물의 보라색 조명이 선명해졌다. 한강을 찾은 시민들 틈에 삼삼오오 모여 있던 ‘아미’(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팬덤명)들은 기다렸다는 듯 휴대폰과 응원봉, 포토카드를 꺼내 들었다. 곳곳에서 터지는 휴대폰 플래시가 별빛처럼 흩어졌다. BTS가 13일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12일 세빛섬을 시작으로 남산서울타워,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롯데월드타워 등 서울 관광 명소에서 12~25일 일몰 이후 BTS와 아미를 상징하는 보라색 조명 점등식 등 다양한 데뷔 10주년 기념 이벤트가 펼쳐질 예정이다.
멤버들의 잇딴 군 입대로 활동은 잠시 멈췄지만 10주년은 10주년이다. 서울에는 북미, 아시아, 남미 등 다양한 대륙의 아미들이 집결했다. 세빛섬을 찾은 일본인 아미 유이나(29)는 "몇 년 전 청춘에 희망을 전하는 BTS의 노래를 듣고 위로를 많이 받았다"며 "BTS 활동이 없는 기간에도 가까이 있다는 걸 느끼고 싶어 한국을 찾았다"고 말했다. 세빛섬에서 만난 아미 김재희(22)씨는 “’보라해’(BTS와 아미가 서로를 사랑한다는 의미로 쓰는 표현)가 팬덤 안에서의 문화를 넘어 대중적으로도 각인된 것 같아 뿌듯하다"며 "외로울 때 '보라해'를 듣고 위안을 얻은 적이 있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멤버들도 10주년을 기념했다. BTS 리더 RM은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필 편지를 올렸다. RM은 편지를 통해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더니 정말”이라며 “아미 여러분과 저희를 도와주신 분들 덕에 특별한 경험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데뷔 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했던 2013년 당시 멤버들과의 스티커 사진을 이날 또다시 포스팅했다. 팬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멤버 지민, 뷔도 아미에 감사를 전했다.
BTS는 한국 대중가요계에서 수많은 최초의 기록을 썼다. 빌보드 메인 차트인 ‘핫 100’과 ‘빌보드 200’ 1위,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와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각각 5년, 6년 연속 수상한 건 모두 국내 첫 쾌거였다. 그래미 시상식에서 본무대를 꾸민 일, 2개 이상 부문 후보에 동시에 오른 일, 3년 연속 후보에 오른 일 역시 한국 가수 최초였다.
이들의 ‘최초’ 행진은 한국 K팝이 북미와 유럽 등 세계 주류 음악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활로를 열었고, 다른 K팝 그룹의 입지를 다지는 데도 도움이 됐다. 2018년 BTS가 ‘빌보드 200’ 정상에 오른 뒤로 슈퍼엠, 스트레이 키즈, 블랙핑크,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가 연이어 이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2021년 BTS가 아시아 최초로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에서 대상을 차지한 이후, 지난해 이 시상식에서 ‘가장 좋아하는 K팝 아티스트’ 부문이 신설됐고 TXT가 AMA 레드카펫을 밟기도 했다.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는 "싸이 '강남스타일', SM타운 월드투어 등 K팝의 해외 진출 성과가 누적되다가 BTS에 이르러 정점에 올랐다"며 "스트레이 키즈, TXT의 지속적인 빌보드 쾌거는 세계 대중음악계에서 K팝이 일회성 흥행 상품에 그치지 않고 상당한 지분을 확보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했다.
지난해 멤버들의 군 입대로 BTS가 단체 활동을 공식 중단한 이래 K팝 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포스트 BTS’ 등장 여부다. BTS의 특징은 따라할 만한 필승 공식이 없다는 점. 초기의 BTS는 데뷔 후 692일 만에야 음악방송에서 첫 1위를 했을 만큼 우여곡절 많았던 ‘흙수저 아이돌’이었다. 이들은 당시 반항기 가득한 힙합 소년을 표방하는 바람에 호불호가 갈렸었다. 하지만 자기만의 서사를 구축, 결국 성공을 거뒀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BTS는 활동 초기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자기만의 이야기를 계속하려고 노력했고, 그 덕에 장기간 쌓인 고유한 성장 서사가 여러 요소와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오히려 ‘포스트 BTS’를 찾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야 K팝을 이끌 새 재목도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도헌 평론가는 “결국 중요한 건 팬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BTS를 따라하려 하기보다는 차별화된 메시지와 강점을 기반으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만 과거와 다르게 BTS가 미국 시장을 개척해 놓는 등 성공 사례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K팝 콘텐츠에 대한 의문을 해소한 상태에서 도전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이 역시 BTS가 남긴 위대한 유산인 셈이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