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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청소 무인 자율자동차... 세계 13위 기술로 미래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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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활성화는 뿌리기업의 도약에서 시작됩니다. 수도권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고 고군분투하는 전국의 뿌리기업 얘기들을 전합니다.
자동차 산업의 대세는 자율주행차다. 경북 경산 경일대에 자율주행기술 세계 13위 기업인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있다. 현대자동차 연구원 출신 4명이 2018년 7월 공동 창업한 학교기업이다. '세상에 없던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는 믿음으로 '무인 모빌리티 시장'에 도전한 지 5년, 세상은 그들이 꿈꾸는 방향으로 질주하고 있다.
'자율주행을 A부터 Z까지 완벽하게 구현하자'는 각오로 회사 이름을 정한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지난 3월 기준, 대구와 경산, 서울, 판교와 동탄, 세종, 광주, 울산 등 전국 10개 지역 174.2㎞ 구간에서 24만6,000㎞ 거리의 자율주행을 무탈하게 끝냈다. 국내 1위, 세계 5위의 기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가이드하우스는 올해 초 자율주행기술 세계 13위 기업에 오토노머스에이투지의 이름을 올렸다. 상위 기업들은 대부분 인텔과 구글, GM 등 세계 굴지의 기업들로부터 '조' 단위 투자를 받고 있다. 하지만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완성차업계의 도움 없이 이뤄낸 성과라서 더 주목을 받는다. 한지형(42) 대표는 "테슬라도 자율주행기술 평가에선 16위에 그쳤다"며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기술력만큼은 세계 어느 기업과 경쟁해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무인자율주행 완성차 제조를 향해 뛰고 있지만 일반 승용차와는 거리가 멀다. 무인 배송과 청소, 수송 등 시속 60㎞ 미만의 '완전무인자율주행 특수목적차량' 제작에 집중해 완성차업계와 경쟁할 일도 없다. 35대의 자율주행차량에 130명의 전문가를 두고 있으며, 지금까지 지자체와 군부대, 연구소 등에 자율주행차량 20대를 납품했다. 모두 자율주행 실증사업에 활용되는 차량들로, 아직 법과 제도가 만들어지지 않아 임시번호판을 달고 운행 중이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의 자율주행기술은 △비자동화 △운전자 보조 △조건부 자동화 △고등 자동화 △완전 자동화 5단계 중 4단계 수준이다. 도심 주행을 포함한 도로 환경에서 운전자 개입 없이 차량 스스로 주행이 가능하다.
기술개발은 하루하루가 새로운 도전이다. 도로에 불쑥 튀어나오는 개와 고양이, 배달 오토바이도 풀어야 할 숙제였다. 이를 풀기 위해 인공지능(AI) 영상기술 인력을 대거 채용했다. 도로환경이 도시마다 너무 다른 것도 과제였다. 대구는 구도심 중심이라 일반교차로가 많고, 신도시인 세종은 원형교차로인 로터리가 많다.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해 회사에 별도로 데이터 서버실까지 구축했다.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노력도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선보인 차세대 기술 'a2z 라이다 인프라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차량이 아닌 신호등 인프라 설비에 라이다 센서를 부착해 자율협력주행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악천후에도 차량과 보행자, 신호등, 도로정보 등 실시간 교통상황을 자율주행차량에 제공해 안전성을 높였다. 회사 관계자는 "차량에 아무리 라이다와 카메라, 센서 등을 대거 장착해도 차량이 감지할 수 없는 0.1%의 사각지대를 없애야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조성하는 스마트도시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탄탄한 기술력은 가시적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자율주행버스 시범사업자로 선정돼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세종시외버스터미널~오송역 구간에 A2 아폴로와 A3 레스타 등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버스를 투입했다. 부산과 전남 해남에선 '국가 시범 스마트시티' 자율주행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구 테크노폴리스와 국가산업단지 일대 28.2㎞ 구간에 '수요응답형 여객 및 생활물류 배송서비스 달구벌자율차+(플러스)'를 시작했다. 자율주행차 5대와 로봇 2대가 소비자 수요에 맞춰 자율주행 경로를 변경하는 서비스다. 1차 달구벌자율차 서비스가 여객 운송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디지털물류에 방점을 찍었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정부의 스마트시티 조성사업 목표인 2025년까지 자율주행차를 시범 양산할 계획이다. 현재 제작 중인 자율주행차량은 12인승 중형 무인승합차와 초소형 무인배송차량으로, 운전 공간이 아예 없는 게 특징이다. 회사 측은 2027년이면 자율주행과 관련된 법과 제도가 마련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율주행차량 운행이 법으로 보장되는 그날, 시장은 폭발적으로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전세계를 시장으로 삼고자 하는 이유다. 통신 관제 건설 등 인프라 서비스를 통한 도시 구축사업과 청소차·순찰차·장애인 이동차량 등 지자체 공공사업, 무인배송과 무인 물류허브서비스 등 물류사업, 무인 대중교통서비스사업 등 영역도 무궁무진하다.
한지형 대표는 "미래자동차 분야는 정부가 지원해야 성장할 수 있는 국가산업"이라며 "차원이 다른 세상이 열릴 때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힘을 보탤 수 있도록 자율주행기술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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