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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판막' vs '기계 판막'…심장판막 치환술, 어떨 때 어떤 인공판막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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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은 4개 방(좌심방ㆍ좌심실ㆍ우심방ㆍ우심실)과 4개 판막(승모판막ㆍ대동맥판막ㆍ삼첨판막ㆍ폐동맥판막)으로 구성돼 있다. 판막은 방 사이의 문(門)이다. 계속 열리고 닫히면서 일정하게 혈액이 흐르도록 통제한다.
심장판막 질환은 4개 판막이 열리고 닫히는 작용이 제대로 되지 못하는 병이다. 판막이 열리기는 하는데 제대로 닫히지 않으면 ‘폐쇄부전증’, 판막이 좁아져 잘 열리지 않으면 ‘협착증’이라고 한다.
심장판막 질환이 발생하면 혈압을 낮추는 약물이나 가슴을 여는 개흉 수술로 낡은 판막을 다듬거나(성형술) 인공판막으로 바꾸는 방식(치환술) 등으로 치료한다.
그런데 국내 기준에 맞는 ‘인공판막 연령 가이드라인’이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에 의해 마련됐다. 기존에 서구 연구 데이터를 적용한 것에서 벗어나 국내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첫 연구 결과다.
서울아산병원 김준범(심장혈관흉부외과)ㆍ김대희(심장내과) 교수팀은 2003~2018년 심장판막 치환술을 받은 2만4,375명의 나이와 인공판막 유형에 따른 생존율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대동맥판막 치환술은 65세 미만에서 △승모(僧帽)판막 치환술은 70세 미만에서 기계 판막을 사용할 때 더 안전했다. 조직 판막과 기계 판막 사이에서 인공판막 종류를 택하는 국내 연령 기준이 서구보다 5~10세 높은 것이다.
대동맥판막 치환술의 경우 40~54세와 55~64세에선 조직 판막 환자의 사망 위험도가 기계 판막 환자보다 각각 2.18배와 1.29배 높았다. 반면 65세 이후부턴 조직 판막 환자의 사망 위험도는 기계 판막 환자보다 1.23배 감소했다.
승모판막 치환술은 55~69세에서 조직 판막 환자의 사망 위험도가 기계 판막 환자보다 1.22배 높았다. 대동맥판막과 승모판막을 모두 치환했을 땐 55~64세에서 조직 판막 환자의 사망 위험도가 기계판막 환자보다 2.02배 높았다.
김준범 교수는 “심장판막 치환술에서 어떤 인공 판막을 사용할지는 매우 까다롭고 중요한 결정임에도 이전까진 국내를 비롯해 아시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가 없어 참고하기 어려웠다”며 “이번 연구로 국내 기준을 적용할 수 있게 돼 심장판막 환자들을 더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심장판막은 혈액이 한 방향으로 일정하게 흐르도록 도와준다. 노화, 염증 혹은 선천적 기형 등으로 판막 기능이나 구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주로 혈액 압력이 강한 대동맥판막과 승모판막에 문제가 발생한다.
초기에는 호흡곤란ㆍ가슴 통증ㆍ실신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방치하면 폐부종ㆍ심정지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 따라서 문제가 생긴 기존 판막을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심장판막 치환술을 시행한다.
심장판막 치환술에서 인공판막 종류를 택하는 것은 환자 나이나 성별, 증상 상태에 맞춰서 한다.
대체로 젊은 연령대에선 금속으로 만든 기계 판막을, 고령 환자는 동물 또는 인간의 생체 조직으로 만든 조직 판막을 사용할 때 더 효과적이라고 알려졌다.
이는 인공판막 수명에 따라 몸에 무리가 큰 심장 수술 횟수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선택이다. 기계 판막은 한 번 시술하면 반영구적이지만 외부 이물질이 끼며 혈액이 응고하는 혈전이 발생할 수 있기에 항응고제를 복용해야 했다.
반면 조직 판막은 항응고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되지만 15~20년 정도 지나면 조직 판막 수명이 다해 재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김대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발표한 첫 심장판막 관련 연구”라며 “추가 진행 중인 여러 연구를 통해 앞으로 우리나라 환자의 인공판막 선택 기준에 대해 더 정밀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저널인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최근 공개됐다(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networkopen/fullarticle/2805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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