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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률 1100대 1'... 마당 딸린 내 집 로망, 어떻게 이룰까

입력
2023.06.11 07:0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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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高高' 단독주택 용지 A to Z
신도시 인프라 누릴 수 있는 장점

편집자주

'내 돈으로 내 가족과 내가 잘 산다!' 금융·부동산부터 절약·절세까지... 복잡한 경제 쏙쏙 풀어드립니다.

경기 파주시 운정지구 단독주택 용지에 들어선 단독주택 마을. LH 제공

경기 파주시 운정지구 단독주택 용지에 들어선 단독주택 마을. LH 제공

우리나라에서 최고 주거지로는 아파트가 1순위로 꼽힙니다. 여러 이유로 아파트를 선호하지만 여건만 되면 '마당 딸린 단독주택'에 사는 게 일생의 로망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매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단독주택 용지엔 적잖은 인파가 몰리고 있는데요. 과거와 달리 주거 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늘면서 인기가 더 치솟고 있다고 해요. 직접 땅을 사서 내 집을 짓고 싶은 로망이 있는 이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단독주택 용지 A to Z!

신도시 안에 짓는 단독주택

단독주택 용지는 이름 그대로 단독주택을 지을 수 있는 땅을 말합니다. 이런 땅은 어떻게 구할까요. 개인이 발품을 팔아 부동산중개업소 등을 통해 직접 땅을 매입할 수 있고요. 정부 산하 기관인 LH가 공급하는 땅을 분양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번 기사는 후자를 다룹니다.

LH가 공급하는 단독주택 용지는 ①주거전용과 ②점포겸용으로 나뉩니다. 주거전용은 흔히 단독주택이라 부르는 주거용 주택만 짓게 용도가 정해진 땅입니다. 지역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LH가 공급하는 주거전용 용지는 보통 필로티(1층을 외벽 없이 기둥으로만 지지해 주차공간 등으로 사용하는 구조) 포함 4층 이하의 집을 지을 수 있습니다. 상가를 들일 수 있는 점포겸용 용지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통합니다. 가령 4층짜리 건물을 짓는다면 1층은 상가, 2층과 3층은 원룸, 꼭대기 층은 본인이 거주하는 식이죠.

'아무 땅이나 사면 되지 왜 굳이 LH 땅을 분양받지?' 궁금해할 수 있는데요. 이런 의문을 불식할 장점이 많습니다. LH는 신도시를 조성하는 기관이죠. 넓은 땅을 사들여 여기다 아파트, 상가, 단독주택, 녹지시설, 학교 등이 들어설 구역을 말끔히 조성하는 역할을 합니다. 도시 기반시설(인프라)이 완벽히 갖춰진, 주거 환경이 깨끗한 신도시에 단독주택을 지을 수 있는 셈이죠. 땅주인이 집 앞에 길을 내거나 상하수도를 까느라 고생할 일은 없습니다. 개인이 부동산을 통해 단독주택 용지를 사면 이런 이점을 누릴 수 없죠.

지난해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경기 화성태안3지구 계획도. 공고문 캡처

지난해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경기 화성태안3지구 계획도. 공고문 캡처


화성태안3지구 평균 538대 1… 이유는?

지난해 LH가 분양한 단독주택 용지 청약 결과를 보면 주거전용 경쟁률이 특히 높았는데요. 경기 화성태안3지구 주거전용 8필지(1필지는 보통 280㎡) 분양에 무려 4,318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538대 1을 기록했습니다. 최고 경쟁률은 1,192대 1이었는데, 1개 필지에 1,192명이 청약을 넣었다는 뜻입니다.

인기 배경은 무엇일까요. 화성태안3지구는 경기 화성시 안녕동 일대에 3,763가구를 수용할 수 있는 택지를 개발하는 사업인데요. 인근 문화재 보호 등을 이유로 공사 진행이 더뎌 20년 만인 최근에야 1단계 택지 조성을 마쳤습니다. 역사공원·녹지공원이 지구 절반가량을 둘러싸 친환경 녹색단지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 안에 유치원, 초·중학교도 함께 들어설 예정이라 교육 인프라도 우수합니다.

좋은 환경에서 자녀를 키우려는 젊은 세대를 비롯해 중장년 가구까지 두루 단독주택 용지 청약에 몰렸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 설명입니다. 생활 인프라와 교육 환경이 뛰어난 아파트가 인기이듯, 단독주택도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같은 이유로 경기 평택고덕국제화계획지구에서 선보인 주거전용 용지도 최고 1,16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만큼 인기를 끌었습니다. 같은 지역에 공급되는 용지라도 경쟁률이 천차만별이라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점포겸용 용지는 평택고덕(74대 1), 의왕초평(74대 1), 밀양나노국가산단(73대 1), 충남 아산탕정(70대 1) 등이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주거전용 용지에 견주면 인기가 저조한 셈이죠. 이는 정부가 청약 과열을 막기 위해 2017년부터 점포겸용 용지 청약 방식을 추첨에서 경쟁입찰로 바꾼 영향이 큽니다. 경매처럼 더 높은 가격을 써낸 사람이 당첨됩니다. 땅값이 높아지면 그만큼 투자 수익률이 떨어지는데 최근엔 온라인 쇼핑 성장으로 상가의 투자 매력도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겁니다.

인천 영종·과천지식정보타운 주목

LH 단독주택용지 분양 일정. 김문중 기자

LH 단독주택용지 분양 일정. 김문중 기자

LH는 최근 올해 토지공급 계획과 함께 토지 일람표를 홈페이지에 올렸습니다. 단독주택 용지(주거·점포)는 올 하반기 총 747필지(표 참조)가 쏟아집니다. 이 중 504필지가 주거전용입니다.

최근 들어 LH 단독주택 용지 공급량은 다소 줄어드는 추세인데요. 최근 대규모 택지개발지구 조성이 끝난 영향이라고 하네요. 경기 남양주, 하남, 부천, 인천계양 등을 개발하는 3기 신도시 조성이 마무리되는 2026년부터 다시 공급이 늘 것으로 보입니다.

LH의 단독주택 용지는 택지개발지구에서 공급됩니다. 수도권에선 택지개발이 진행 중인 경기와 인천에서만 단독주택 용지가 나오고 서울에는 없다고 보면 됩니다. 서울에선 직접 땅을 사서 단독주택을 짓는 게 가장 빠릅니다.

또 공급 시기가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LH 청약센터 홈페이지에 들어가 토지 분양공고문을 살펴야 합니다. 만약 분양공고문이 올라오지 않으면 LH 판매센터(031-738-4521)나 해당 지역본부에 전화를 걸어 청약 일정이 바뀐 건지 물어보면 됩니다.

6월 경기 파주운정신도시와 인천 영종신도시에서 각각 299필지와 179필지의 주거전용 용지가 공급됩니다. 경기 화성향남(1필지), 경기 과천지식정보타운(2필지), 인천 남동(17필지)에서도 공급되지만 규모는 작습니다.

단독주택 투자처? "환금성 떨어져"

모든 청약절차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이뤄지고 청약통장 같은 건 필요 없습니다.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세대주(1세대 1필지)에게 우선 공급됩니다. 주거전용과 점포겸용 모두 잔금을 치르기 전까지는 전매가 제한됩니다. 대략 2년입니다.

이 기간 5, 6회에 걸쳐 잔금을 내야 합니다. LH는 당첨자에게 대출추천서를 써주는데, 금융기관에서 최대 땅값의 80%까지 대출이 가능합니다. 아파트보다 대출은 훨씬 쉬운 셈입니다. 주거전용은 추첨, 점포겸용은 경쟁입찰 방식으로 당첨자를 가립니다.

주거전용 용지를 분양받아도 당장 집을 지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보통 택지 조성이 끝나는 시점부터 토지를 사용할 수 있어 2년은 기다려야 합니다.

그 뒤엔 땅주인이 건축회사를 섭외해 설계를 하고, 관할 지방자치단체에서 건축 허가를 받으면 집을 지을 수 있게 됩니다. 청약 당첨일부터 입주까지 3년 정도 걸린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집을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 건축비 차이가 큽니다. 조금 고급스럽게 지으면 3.3㎡당 600만~700만 원 정도 들어갑니다.

파주운정신도시에 주거전용 용지를 4억6,000만 원(대지면적 245㎡)에 분양받아 공급면적 104㎡ 집을 짓는다면 건축비로만 2억 원 정도가 필요합니다. 땅값과 건축비를 합치면 6억6,000만 원 안팎인데, 이는 인근 비슷한 면적의 아파트 분양가보다 비싼 수준입니다. 이 때문에 투자 목적으로 단독주택 용지를 분양받는 건 실익이 크지 않습니다. 아파트처럼 매매가 쉽지 않아 환금성이 떨어지는 점도 주의해야 합니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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