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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괴, 나치, 복수… 1945년 독일 한 마을에서 벌어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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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리히(로베르트 마저)는 독일 병사다. 그는 나치의 전쟁놀이에 강한 회의를 느낀다. 죽지 않고 홀로 남은 딸과 만나고 싶다. 그는 탈영을 했다가 잡히고, 교수형에 처해질 운명이다. 하지만 운 좋게 인근 마을 소녀 엘사(마리 하케)를 만나며 목숨을 구한다. 그런데 하필 하인리히가 속했던 친위대가 마을에 진주한다. 2차세계대전 막바지 독일의 패색이 짙은 시기 그들은 어떤 목적이 있는 걸까.
친위대 지휘관이 노리는 것은 금괴다. 우연히 조사하게 된 유대인이 금괴를 두고 집을 떠났다는 정보를 얻어서다. 하지만 집을 뒤져도 금괴는 나오지 않는다. 마을 몇몇 악인들이 금괴를 이미 빼돌려서다. 친위대원들은 식량 조달을 위해 엘사의 집을 찾고, 그곳에서 예상치 못했던 하인리히와 마주하게 된다.
이후 금괴를 손안에 넣으려는 친위대원들, 뺏기지 않으려는 마을 사람들, 복수를 하려는 엘사와 하인리히 등의 입장이 포개지면서 이야기는 예측불가로 전개된다.
나치가 악당으로 등장하고, 이들에 맞서는 이야기는 흔하다. 하지만 ‘블러드 앤 골드’는 형식이 독특하다. 전쟁을 소재로 하고 있으나 이야기 전개 방식은 스파게티 웨스턴(1960~70년대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변형 서부극)을 따른다. 하인리히가 교수형 위기에 처하는 대목부터가 스파게티 웨스턴에서 종종 봤던 장면이다. 나치가 평화로운 마을에 나타나면서 술렁이는 주민들 모습, 금괴는 차지하려는 여러 집단의 다툼, 금괴가 숨겨진 무덤, 마을을 구하려는 정의의 사도의 등장 등은 스파게티 웨스턴에서 종종 활용하는 장치들이다.
주요 대목에서 흐르는 비장함 넘치는 음악 역시 귀에 익다. 이탈리아 영화음악감독 엔니오 모리코네가 세르조 레오네 감독과 협업했던 스파게티 웨스턴 ‘석양의 무법자’(1966)와 ‘옛날 옛적 서부에서’(1968) 등 음악들과 닮았다.
이야기 구조는 복잡하지 않다. 선악구도가 명확하다. 선이 악에 어떻게 대처하는가가 핵심인 영화다. 감독은 통쾌한 복수극을 빠른 전개로 전하려 한다. 스파게티 웨스턴의 장르적 특성을 도입한 이유이기도 하다.상영시간은 1시간40분이다. 이야기 전개에 군더더기가 없다. 작은 반전들이 잔재미를 준다.
캐릭터 구축이 빠른 점도 눈여겨볼 점이다. 친위대 지휘관이 하인리히의 무공을 읊조리며 단숨에 그가 인간병기 수준 병사라는 점을 관객에게 알려주는 식이다. 예상과 다르게 행동하는 캐릭터들의 전복성이 주는 재미가 만만치 않다. 무기력하거나 나약할 것으로 여겨지던 인물이 의외의 행동을 해낸다. 특히 여성이 약자이면서 보호의 대상으로만 치부됐던 전통 서부극과 달리 액션의 중심 역할을 하는 점이 흥미롭기도 하다.
영화 속 금괴는 꽤나 상징적이다. 나치가 유대인을 쫓아내고선(또는 세계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면서) 얻어낼 수 있는 권력을 의미한다. 나치는 금괴를 손에 넣을 수 있다고 자신만만해 하나 그들의 욕망은 잘 실현되지 않는다. 마을사람들도 금괴를 쉽게 가져갈 수 없다. 부질없는 욕망에 매달릴수록 죽음이 더 가깝다. 하인리히와 엘사는 금괴에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욕망에 휘둘리지 않는 두 사람은 결국 소망했던 일을 성취하기에 이른다. 독일 중견 감독 페테르 토바르트가 메가폰을 잡았다.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80%, 관객 71%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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