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U-20 월드컵] 화력 탑재한 이탈리아, "측면 공략이 승부수"

입력
2023.06.07 07:00
23면
구독

김은중호, 9일 이탈리아와 준결승 맞대결
이탈리아 이번 대회 11골, 한국보다 득점 많아
느린 측면 수비·막판 벌어지는 공수간격은 약점

‘AGAIN 2019’ 달성까지 단 한 경기만 남겨둔 김은중호의 다음 상대는 전통의 강호 이탈리아다. 한국 20세 이하(U-20) 대표팀은 9일 오전 6시(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라 플라타에 위치한 라 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이탈리아와 2023 아르헨티나 U-20 월드컵 준결승을 치른다. 이 대회 3연속 4강 진출에 성공한 이탈리아는 화끈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대회 첫 우승을 넘보고 있다.

이탈리아는 이번 대회에서 4승 1패의 호성적으로 4강에 안착했다. 조별리그에서는 브라질, 나이지리아와 ‘죽음의 조’에 묶이고도 2승 1패(조 2위)를 거두고 16강에 올랐고, 토너먼트에서는 잉글랜드(2-1), 콜롬비아(3-1)를 연달아 격파했다. 우승후보와 복병을 모두 제압하며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가고 있는 이탈리아는 이번 대회에 출전한 국가 중 약점이 가장 적은 팀으로 꼽힌다.

이탈리아의 가장 큰 무기는 화끈한 공격력이다. 이탈리아는 5경기를 치르는 동안 11득점을 올렸다. ‘삼바 축구’ 브라질(16득점), 최약체 피지에 9골을 퍼부은 에콰도르(13득점)에 이어 팀 득점 3위에 랭크돼 있다. 화력에서는 한국(8득점)에 비해 한 수 위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공격성향도 한국보다 강하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경기당 평균 슈팅수는 16.6개로 한국(9.2)보다 월등히 많았다. 볼 점유율 역시 53.4%를 기록, 한국(43.8%)에 비해 강한 중원 장악력을 보이고 있다.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는 체사레 카사데이(레딩)이다. 그는 미드필더임에도 팀 득점의 절반 이상인 6골(2도움)을 기록하며 이번 대회 득점 1위에 올라 있다. 이 중 절반을 186㎝의 큰 신장을 활용한 헤더골로 기록했다. 김은중호로서는 문전 공중볼 경합에 특히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또 다른 미드필더 톰마소 발단치(엠폴리)도 주의해야 한다.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공격형 미드필더 또는 2선 스트라이커로 활약하고 있는 발단치는 2022~23시즌 리그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대형 유망주다. 이번 대회에서도 2골 2도움을 올리며 이탈리아의 공격을 지휘 중이다.

그렇다고 이탈리아가 아예 약점이 없는 건 아니다. 우선 ‘카테나초(빗장수비)’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이번 대회에서 6실점하며 전체 24개 참가팀 중 12번째로 많은 골을 내주고 있다. 조별리그부터 우승후보를 연달아 상대해 온 만큼 한국과의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수치상으로는 한국(5실점)보다 한 골을 더 허용했다.

또 나이지리아, 잉글랜드와의 맞대결에서 크로스 상황에 약한 모습을 보인 점도 주목할 만하다. 당시 이탈리아 수비수들은 상대 마크 선수를 놓치고 골을 허용했다. 이승원(강원 FC)이 이번 대회에서 기록한 4도움이 모두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온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공략해 볼 만한 지점이다.

조별예선부터 고수해 온 4-3-1-2 포메이션 특성상 측면 공격에 취약하다는 점도 공략 포인트다. 한준희 축구해설위원(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유튜브 채널 ‘원투펀치’를 통해 “이탈리아는 수비 상황에서 발단치가 중앙으로 내려온 뒤 (수비라인을) 펼치는데, 이 과정에서 다소 시간이 걸린다”며 “이 때문에 측면 공격이 좋은 팀을 상대할 때 측면 수비수가 (이를) 따라가는 속도가 늦다”고 평가했다. 배준호(대전 하나시티즌) 김용학(포르티모넨스) 강성진(FC 서울) 이지한(프라이부르크) 등 한국의 윙들이 이탈리아 측면을 지속적으로 파고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박찬하 해설위원은 “이탈리아 선수 중 소속팀에서 경기를 꾸준하게 뛰고 있는 이들이 많지 않다”며 “이 때문에 65분 이후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발이 무거워지고, 급격하게 공격과 수비 사이에 간격이 벌어진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은중 감독은 토너먼트 돌입 후 전반은 어느 정도 버티고 후반에 승부를 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기존처럼) 신중하게 접근하면 한국 대표팀에게도 기회는 충분히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주희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