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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은하 3호는 이틀 만에 건졌는데… 北 발사체 인양 왜 늦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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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이 지난달 말 서해상에 추락한 북한 발사체 ‘천리마 1형’ 인양 작전을 벌이고 있지만 5일에도 육지로 끌어올리지 못했다. 이종섭 국방장관이 지난 1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언급한 인양 소요기간인 이틀을 한참 넘긴 것이다. 2012년 12월 해상에 떨어진 북한의 장거리 로켓 ‘은하 3호’ 1단 추진체 잔해를 이틀 만에 수거한 것과 대조적이다.
인양이 지연되는 이유로 유속이 빠르고 시야 확보가 힘든 서해의 악조건이 첫손에 꼽힌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장 유속이 빠르고 시야가 좋지 않아 어려움이 많고 위험성도 있다"며 "수중 상황에 따라 인양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현장 유속이 2노트(시속 3.7㎞) 안팎으로 빠른 데다 폐쇄적이고 펄이 많은 서해 특성상 시계가 짧아 잠수사들이 인양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31일 북한의 첫 군사정찰위성(만리경 1호)을 탑재한 운반 로켓 천리마 1형은 2단 추진체 이상으로 발사 직후 어청도 서방 200여 ㎞ 지점에 비정상 낙하했다. 당시 인근에서 대기하던 해군 함정이 1시간 30분 만에 2단 추진체 잔해를 발견했으나,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가라앉아 현재 수심 75m 해저에 수평으로 누워있다.
길이가 15m에 달하는 발사체 잔해의 큰 몸집도 인양 지연 요인이다. 무게가 상당한 탓에 인양 첫날 동체를 끌어올리기 위해 고정했던 밧줄이 한 차례 끊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11년 전 서해에 추락한 은하 3호의 1단 추진체(연료통) 잔해 길이는 절반인 7.6m로 인양이 비교적 수월했다. 당시 합참은 심야작전을 이어간 끝에 은하 3호 추락(2012년 12월 12일) 이틀 만에 1단 추진체 잔해를 건져 올렸다. 이후에도 작전을 이어가 엔진으로 추정되는 잔해물 등 총 10점을 추가 인양했다. 다만 천리마 1형의 경우, 지난달 31일 처음 발견한 2단 추진체 외에 현재까지 새로운 잔해를 추가로 발견하지 못한 상태다.
이번에 발견된 잔해가 원통형이라는 점도 인양을 더디게 하고 있다. 75m 해저 펄에 박힌 잔해를 끌어올리려면 밧줄로 고정시킨 뒤 수평을 맞춰 올려야 하는데, 원통 표면이 매끄러워 결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북한이 분단 이래 처음으로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속초 앞바다로 쏜 지대공미사일(SA-5)의 경우, 1,700여m 깊은 바다로 가라앉았지만 원통에 주날개 4개가 붙어 있어 결박이 상대적으로 쉬웠다. 당시 동체의 길이는 3m, 폭은 2m로 수심이 깊었던 탓에 무인잠수정이 동원돼 인양에 닷새가 걸렸다.
현재 천리마 1형 인양 작전에는 3,500톤급 수상함구조함 통영함, 광양함과 3,200톤급 잠수함구조함 청해진함이 동원됐다. 군 당국은 발사체 인양이 완료되면 미국과 분석 작업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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