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쇄신을 위한 혁신기구 위원장에 시민단체 활동가이자 기업인 출신의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5일 임명됐다가 9시간 만에 사퇴했다. 혁신 의지와 검증과정이 의심스러운 인선이다. 민주당이 이런 인식으로 투명하고 민주적인 정당으로 탈바꿈할 혁신이 가능하다고 생각한 것인지 한심하다.
이 이사장 선임에 대한 우려는 2019년 이 대표의 허위사실 공표 혐의 재판 2심 유죄 후 그가 ‘이재명 경기지사 지키기 범국민대책위원회’에 이름을 올린 이력으로 인해 친이재명계로 분류된다는 점에서부터 비롯됐다. 이어 천안함 자폭 가능성, 대선 미국 개입설 등을 언급한 과거 SNS 발언들이 논란이 됐다. 당내에서도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오는 한편 국민의 눈높이에 부응하는 혁신안을 내놓을지 의구심이 제기됐다. 국민의힘도 이 이사장이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언급한 점 등을 들어 "장고 끝 악수"라며 철회를 주장했다.
민주당이 신속히 이 이사장 사의를 수용하며 사태를 진정시키기는 했으나 과연 혁신에 진정성이 있는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이어 돈 봉투 전당대회 의혹, 김남국 의원 코인 사태 등으로 민주당에 대한 민심이 바닥까지 추락한 상황에서 근본부터 달라질 방안을 내지 않는 한 민주당에 미래는 없다. 계파나 판단력 논란에 휩싸일 인물이 혁신기구를 이끈다면 쇄신은 시작부터 실패라고 할 만하다.
혁신기구는 돈 봉투가 오가는 전당대회를 ‘관행’으로 여기거나 국회 중 버젓이 코인 투자를 하는 행동에 경종을 울리는 것은 물론이고, 민심과 괴리되지 않도록 정당의 대의 구조와 당내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방안을 내야 한다. 지도부가 환골탈태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위원장 인선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 민주당의 사활이 혁신기구에 달려 있다는 절박함을 갖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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