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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 경비원들 '4단계 신분' 설움 벗었다...224명 정규직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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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 경비보안을 담당하는 무기계약직 특수경비원 대부분이 일반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2019년 유기(기간제) 계약직에서 무기계약직으로 바뀐 지 4년 만이다.
5일 인천항보안공사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항보안공사지부에 따르면 인천 내항과 외항(북항·남항·송도신항)에서 근무하는 무기계약직 특수경비원 238명 중 224명이 지난 1일 일반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각각 내항 88명, 외항 136명이다. 나머지 14명은 기준 점수에 미달돼 무기계약직으로 남았다.
인천항보안공사 소속으로 인천 내·외항에서 일하는 경비보안 노동자는 청원경찰 70명, 특수경비원 288명 등 358명이다. 이들은 모두 비슷한 업무를 하지만 신분과 일하는 곳에 따라 임금과 처우가 달랐다. 인천항만공사가 자회사인 인천항보안공사에게 경비보안 업무를 위탁한 내항에 비해 선광, 한진 등 13개 민간 부두 운영사들이 보안공사와 용역 계약을 맺고 비용을 부담하는 외항이 상대적으로 열악했다. 일반 정규직인지, 무기계약직인지에 따라서도 갈렸다. 인천항 안팎에서 "①내항 청원경찰 ②내항 정규직 특수경비원 ③내항 무기계약직 특수경비원 ④외항 무기계약직 특수경비원의 4단계 신분이 존재한다"는 얘기가 돌았다.
실제 무기계약직 특수경비원들은 기본급이 최저임금으로 고정돼 있었다. 지난해 기준으로 야간·휴일·시간 외·직무교육 등 수당을 더해 한 달 수입이 220만~230만 원 수준이었다. 외항 경우 내항과 달리 무기계약직 특수경비원에게 중식 보조비와 명절 휴가비도 지급되지 않았다. 2019년 기간제 계약직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돼 정규직이 됐지만 처우가 나아지지 않아 '무늬만 정규직'이라는 자조도 나왔다. 2019~2021년 3년간 특수경비원 이직률도 85%에 달했다.
인천항보안공사와 인천항보안공사지부는 2019년 임금 협상 결렬 이후 노사 분쟁 상태가 됐다. 일부 특수경비원들은 2020년 2월 27일 "사측이 청경과 정규직 등에 비해 기본급을 적게 지급했다"며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차별 시정 신청을 했다. '동일 노동 동일 임금'과 수당 미지급 등 소송도 진행했다.
그러던 노사가 올해 1월 협상을 재개했고, 4개월간 협의를 거쳐 지난 4월 6일 '노사가 특수경비원 처우 개선과 고용 안정을 위해 노력한다'는 잠정 협약서에 서명했다. 한 달 후인 지난달 9일 합의서에 정식으로 사인하면서 노사 갈등 종결을 선언했다. 특수경비원들은 처우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노조 소속 한 특수경비원은 "회사 경력과 군 경력에 따라 호봉을 부여하기로 합의가 돼 임금이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며 "외항 특수경비원들이 내항이나 국제여객터미널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길도 이번 합의를 통해 열려 사기가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최봉호 인천항보안공사지부장은 "청원경찰 정원을 현재 70명에서 80명으로 늘리는 방안 등도 이번 합의에 포함됐다"며 "현재 진행 중인 임금 등 소송 5건은 취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류춘열 인천항보안공사 사장은 최근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특수경비원) 여러분의 오래기간 기다림과 많은 노력, 정성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신분 전환은 끝이 아니고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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