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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필 장부까지? 경찰, 황보승희 의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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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황보 의원이 선거 출마 예정자들과 부동산 개발업체 회장에게 금품을 수수했다는 단서를 잡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황보 의원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1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황보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수차례 소환 조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정치자금법상 정치자금 부정수수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황보 의원을 조사했다.
경찰은 황보 의원이 지역구(부산 중·영도구) 기초의원과 관계자들로부터 공천을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황보 의원의 계좌 입출금 내역을 확보해 자금 흐름을 살펴보고 있다. 부동산 개발업체 회장 A씨에게 현금 수천만 원과 신용카드, 명품 가방과 아파트 등을 제공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경찰 수사는 지난해 4월 부산의 한 시민단체 고발로 시작됐다. 시민단체에선 황보 의원이 2020년 21대 총선과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 영도구 의원과 시의원 후보자 등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의혹이 있다고 고발했다. 황보 의원이 친분이 깊은 A씨로부터 금품을 받고, 업체 직원 명의의 신용카드를 사용했다는 게 고발 요지다. 국회의원이 후원회를 통하지 않고 개인이나 법인에 직접 돈을 받으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간주된다. 해당 돈이 정치활동을 위해 사용되지 않더라도 처벌된다.
한국일보 취재 결과, A씨는 2020년 4월 임대차계약을 체결해 황보 의원에게 서울 마포구 소재 아파트를 숙소로 제공했으며 차량도 제공했다. 이런 점은 황보 의원과 전 남편인 B씨 사이의 위자료 소송에서 법원이 사실로 인정한 부분이다.
경찰은 또 황보 의원이 자필로 적은 정치자금 수수 관련 장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장부에는 ‘원희룡 500만 원, 김세연 100만 원’ 등 전·현직 국회의원과 기초의회 의원, 지인들의 이름과 금액이 적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이와 관련해 경찰에 “2020년 4월 비서관을 통해 현직 구의원의 아버지가 전달한 현금 500만 원을 받았고, 내가 이를 황보 의원에게 전달했다”며 “해당 구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도 이례적으로 연달아 앞 순번('가'번)을 받아 구의원에 공천됐다. 공천 보험용으로 500만 원을 보냈던 셈”이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황보 의원이 이혼 후 재산이 증가한 부분도 살펴보고 있다. 2021년 이혼소송 종료 후 재산 분할이 이뤄졌고, 전 남편인 B씨에게 위자료를 지급해 황보 의원의 재산이 4억 8,000여만 원 감소했는 데도 신고된 재산은 오히려 증가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정기 재산 변동 신고내역에 따르면, 황보 의원의 재산은 △2020년 6억3,522만 원 △2021년 6억4,591만 원 △2022년 7억5,364만 원으로 증가했다.
황보 의원은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점은 인정했지만, 혐의는 전면 부인했다. 황보 의원은 한국일보 통화에서 “공천을 대가로 돈을 받은 적이 일절 없다”며 “A씨와 기초의원, 지역구 관계자들로부터 현금을 받은 적이 없고, 신용카드도 사용한 적이 없다. 아파트 이용은 법적으로 문제 되지 않는 선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A씨도 “황보 의원에게 현금을 준 적은 없다”며 “의원을 만날 때 회사 직원 명의의 신용카드를 사용한 것은 맞지만 사생활이며, 마포구 소재 아파트는 황보 의원이 임대료의 절반 이상을 지급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황보 의원 수사와 관련해 “현직 국회의원이 연루된 사건이라 수사력을 집중해 살펴보고 있다”며 “수사 내용은 일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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