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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발생 9분 만에 내용 없는 위급재난문자..."보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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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아침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와 관련해 서울시가 발송한 경계경보 위급재난문자가 시민 혼선만 초래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시민 불편에 대해 사과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과잉대응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문자 내용이나 신속성 측면에서 보완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6시 41분 “6시 32분 서울지역에 경계경보 발령.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란다”는 위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이날 오전 6시 29분 합동참모본부로부터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 사실을 전달받은 행정안전부 중앙민방위경보통제센터는 백령도 일대에 경계경보를 발령했고, 1분 뒤 해당 내용을 서울시를 비롯한 17개 시도에 전파했다. 내용을 수신한 서울시 민방위경보통제소는 오전 6시 38분 서울시에 재난문자발송 승인을 요청했고, 서울시 안전총괄실 승인을 거쳐 위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민방위 사이렌과 함께 안내방송까지 나왔다. 하지만 오전 7시 3분 행안부는 “서울시 경계경보는 오발령 사항임을 알린다”며 정정 문자를 보냈다. 서울시도 오전 7시 26분 경계경보 해제를 알리는 문자를 보냈고, 45분간의 혼란은 정리가 됐다.
하지만 논란이 확산되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후 "오늘 새벽 서울시 경계경보 문자로 많은 분께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고 머리를 숙였다. 다만 오 시장은 “이번 긴급문자는 현장 실무자의 과잉대응이라 볼 수 있지만 ‘오발령’은 아니었다”며 “안전에는 타협이 있을 수 없고, 과잉이다 싶을 정도로 대응하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날 서울시의 위급재난문자 발송은 문자 내용이나 신속성 측면에서 숙제를 남겼다. 특히 상황 발생 9분 후에 문자가 발송돼, 실제 상황이었다면 전혀 도움이 안 됐을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시는 문자 발송까지 일련의 절차를 거쳐야 했고, 그 과정에서 행안부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이날 일본 오키나와현에서는 오전 6시 30분 주민들에게 "북한에서 미사일이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 건물 안 또는 지하로 대피하라"는 경보가 발령돼 대조를 이뤘다.
부실한 위험재난문자 내용도 도마에 올랐다. 서울시는 행안부 예규인 '재난문자방송 기준 및 운영규정'의 표준문안을 따랐다는 입장이다. 공습경보 전 발령되는 사전 경고 성격의 경계경보였다는 점에서 구체적 내용을 담기 어려웠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재난문자방송 예규에는 재난정보 입력 시 표준문안을 활용하되, 재난상황에 맞는 문안으로 수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대피 내용이나 방법도 사전 준비나 후속 문자를 통해 공지가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날 “긴박한 상황에서 일단 대피 준비 재난문자를 보낸 후 해당 지역에서 후속으로 대피 방법을 재난문자로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서울시는 경계경보 해제까지 아무런 후속 문자를 보내지 않았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재난경보는 필요하지만, 경보 이유 등이 없으면 오히려 시민들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며 “지자체가 대피소 위치나 행동요령 등을 구체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재난문자 발송 직후 원활치 않았던 국민재난안전포털과 안전디딤돌 애플리케이션 작동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행안부는 "앱 서버 용량 부족에 대비해 필요시 증설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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