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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판단 미룬 후쿠시마 시찰단, 이래서야 신뢰 얻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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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오염수 처리 시설을 점검한 정부 시찰단이 어제 브리핑을 열어 “주요 설비들이 설계대로 현장에 설치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귀국 후 이미 닷새째인 데다 시찰단에 합류한 전문가들까지 배석한 공식 석상이라 오염수 방류에 대한 최종 판단이 나올 것으로 기대됐지만, 브리핑 주요 내용은 현장에서 본 설비와 확보한 자료를 열거하는 데 그쳤다. 단장인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은 “보다 정밀한 판단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분석·확인 작업이 필요하다”면서 분석 기간이나 최종 결과 발표 시기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일본의 방류가 코앞인데 계속 “검토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시찰단을 국민이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야권은 벌써 ‘시찰단 청문회’ 추진까지 들고 나왔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종 결론은 내지 않은 모습에 국민의 불안과 분노만 증폭시켰다”고 시찰단을 맹비난했다.
시찰단의 활동 자체가 의미 없지는 않다.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에 대해 입·출구 농도를 비교할 수 있는 원자료와 고장 사례 자료를 확보한 건 작지 않은 성과다. 단계별 설비와 안전장치를 확인한 것 역시 의미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이를 근거로 어떤 결론을 내리고 언제 공개하느냐다. 시찰단이 접근 가능했던 현장과 자료의 한계가 분명한 만큼 “추가 자료로 확인해야 종합적인 결과를 내놓을 수 있다”는 유 위원장의 말도 이해는 가지만, 이르면 다음 달 방류가 시작될 마당에 언제까지 자료 요구와 분석만 하고 있을 순 없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종 검증 보고서 발표가 임박했다. IAEA가 방류를 허용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는 상황에서 최종 결과 발표를 자꾸 늦추는 건 시찰단 스스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처사다. 최인접국으로서 별도 검증 기회를 요구해온 만큼 시찰단은 더 늦지 않게 독립적, 객관적 판단을 내리고 국민 앞에 당당히 보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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