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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장 물갈이' 개시… 한전 낙제점, 에너지공기업 강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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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실적에 대한 평가 결과, 5개 기관장 해임 절차에 착수하면서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 물갈이'도 막이 올랐다. 공공기관 맏형 격인 한국전력공사가 낙제점을 받는 등, 에너지공기업은 대부분 등급이 떨어졌다. 대규모 적자 발생으로 윤석열 정부가 강조한 재무성과를 충족하지 못해서다.
정부는 16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130개 기관에 대한 '2022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부채비율 감축 등 재무적 측면을 앞세운 윤석열 정부의 공공정책 노선이 반영된 첫 평가다. 평가에서 보통인 C등급 이상은 성과급을 받는다. 낙제점인 E(아주 미흡) 또는 2년 연속 D(미흡)를 맞으면 해당 공공기관장은 해임 건의 대상에 오른다.
정부가 이번 평가를 통해 해임 건의하는 기관장은 권기영 에너지기술평가원장 등 5명이다. 지난해 평가 때 1명보다 훨씬 많은 수준으로 모두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한 인사들이다. 열차 탈선 등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한국철도공사는 유일하게 2년 연속 최하점인 E를 받았으나, 이미 기관장이 물러나 해임 건의 대상에서 빠졌다.
또 사망사고가 발생하거나 일부 D등급 기관의 기관장 12명에 대해선 경고 조치를 내렸다. 사퇴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경고 조치 기관장 역시 대다수(11명)는 문재인 정부에서 일을 시작했다. 여기에 이전 정부에서 임명됐다가 공석이나 임기 만료, 연내 임기가 끝나는 공공기관장 자리도 71개에 달한다. 앞으로 대대적인 공공기관장 물갈이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윤석열 정부는 국정기조와 맞지 않는 관료, 공공기관장과는 함께 일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수차례 내놓았다.
한전을 비롯해 에너지공기업 12곳은 전반적으로 등급이 내려갔다. 지난해 C였던 한전은 에너지공기업 가운데 홀로 D를 받았다. 한전은 문재인 정부 시기의 탈원전 추진 여파로 누적 적자가 2021년 5조8,000억 원에서 올해 1분기 44조 원으로 치솟았다.
문재인 정부는 물론 현 정부도 전기요금 인상에 미온적이라 적자 개선은 늦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 정부가 요금을 적게 올리면서 재무성과도 강조하는 건 앞뒤 다른 정책이란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요금 인상이 지연된 측면도 있지만 뼈를 깎는 개선 노력 부족 역시 부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른 에너지공기업 중에선 두 단계 등급 하락을 겪은 곳이 적지 않았다. 지난해 평가에서 최고 등급 S(탁월)를 맞았던 동서발전이 B로 내려갔다. 중부발전, 남부발전, 지역난방공사는 모두 A(우수)에서 C로 떨어졌다.
기재부는 C등급 이상이면서 재무위험이 높은 15개 공기업을 향해선 성과급 삭감 또는 자율반납을 권고했다. 성과급을 받으려면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한다는 신호다. 15개 공기업 중엔 에너지공기업이 대부분 들어갔다. 또 D, E로 매겨진 18개 기관을 향해선 운영비로 쓰는 경상경비를 0.5~1% 깎기로 했다.
경영실적 평가 결과가 발표에 앞서 유출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2017년에 이어 다시 발생한 자료 유출은 자칫 한전 주가 등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안이다. 이와 관련 최상대 기재부 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추 부총리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사전 유출 경위를 면밀히 조사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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