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여성 30%가 진통제 필요할 정도로 심한 생리통 겪어"

입력
2023.05.26 10:49
구독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20~40대 여성은 거의 모두 한 개 이상의 생리 관련 이상 증상을 겪고 있으며 특히 생리 과다 등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적지 않은 지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바이엘코리아가 ‘세계 생리의 날(5월 28일)’을 맞아 20~40대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한국 여성의 월경 관련 증상과 이에 따른 일상 생활 영향도' 설문 조사 결과다.

설문 조사는 생리 건강을 점검하기 위해 △생리 관련 기분 및 행동 변화(Mood) △생리량(Volume) △생리통(Pain) △생리 주기(Term) 등으로 나눠 이뤄졌다.

각 영역에는 △Mood: 식욕 변화, 피로감, 우울감 등 △Volume: 과다한 생리량으로 인한 잦은 생리용품 교체, 7일 이상 생리 지속 경험 등 △Pain: 복통, 유방통, 두통 등 전신 통증 △Term: 정상 생리 주기(21~35일)을 벗어나는 이상 주기 등 다양하고 구체적인 증상들이 포함됐다.

조사 결과, 설문에 참여한 20~40대 여성 1,000명 중 99.4%(n=994)는 한 개 이상의 생리 관련 이상 증상을 경험했다. 이 때문에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생리 이상 증상이 일상에 불편함을 준다는 응답은 지표 항목별로 기분과 행동 변화(95.6%, n=933), 생리량(93.4%,n=682), 통증(92.9%,n=905), 주기(80.6%,n=460)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증상이 일상생활에 매우 심각한 불편을 준다는 응답자 비율은 과다한 생리량(12.5%,n=91)이 가장 많았다. △생리 관련 기분 및 행동 변화(Mood)를 경험한 응답자는 전체의 97.6%(n=976)로 매우 높았다. 주요 증상으로는 식욕 변화, 피로감, 불면 또는 수면 과다, 감정의 급격한 변화나 우울한 기분 등이 있었다.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더 많은 기분과 행동의 변화 증상을 겪는 것으로 확인됐다. (20대 5.3개, 30대 5개, 40대 3.9개/ 복수 응답, 평균 응답수)

생리 과다 증상에 대한 인지도 제고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리량(Volume) 관련 문항에서 67.1%(n=671)는 스스로 생리 과다가 아니라고 답했지만, 이 중 67.2%(n=451)가 최근 1년 새 생리 과다 증상을 경험했다. 12%(n=83)는 두 달에 한 번 이상, 6%(n=41)는 항상 증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경험 증상은 생리 도중 응고된 핏덩어리 61.6%(n=278), 생리 도중 피곤함, 무력감 또는 숨이 가빠지는 증상 41.7%(n=188), 7일 이상 지속되는 생리 기간 20.8%(n=94) 등 이었다(복수 응답).

△생리통(Pain)을 겪는다고 답한 여성(974명) 중 30%(n=292)는 진통제가 필요한 중증도의 통증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23.2%(n=226)는 ‘참기 어려운 통증’이라고 표현했으며, 43.4%(n=423)는 진통제가 대부분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또한, 여성들은 생리 도중 평균 3.4개 이상의 복합 통증을 겪고 있었다. 주요 통증은 요통(76.4%), 복통(71.4%), 유방통(55%), 두통(41.9%) 순이었다(복수 응답).

또한 전체 응답자의 71.6%(n=716)은 본인의 △생리 주기(Term)를 정상이라고 답했지만, 자가 증상 체크 결과 그 중 절반에 가까운 44.3%(n=317)는 생리 주기에 적신호가 확인됐다.

30.4%(n=218)의 여성이 빈발 생리가 의심되는 3주 이내 생리 주기를, 17%(n=122)가 희발 생리(5주 이상의 생리 주기) 증상을 경험했고, 4.7%(n=34)가 무생리(생리를 3~6개월 이상 하지 않음)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복수응답).

이에 따라 여성들의 생활 스타일에도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10명 중 3명은 생리 기간 화장품(35.2%)과 향수(34.8%) 사용 습관에 변화가 있었다. 또한 생리 기간에는 밝은 컬러의 옷을 피하고(71.3%), 부기로 평소 옷이 잘 맞지 않는다(48%)고 답했으며, 평소보다 모임과 외출(64.9%), 운동 횟수와 강도(68.6%)는 줄였고 야식과 간식(49.2%, 복수 응답), 달콤한 음식(61.5%, 복수 응답)을 찾는 횟수가 늘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생리 관련 이상 증상을 대처하는 행동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리 관련 이상 증상 경험자 중 산부인과를 방문했다고 답한 비율은 42%(n=420, 1+2+3순위 복수 응답)였다.

이 중 59.3%(n=249)만이 전문 치료를 받았다. 전문 치료를 받은 여성의 70.7%(n=176)는 증상이 개선됐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여성(n=119)에서는 단 10.1%(n=12)정도만 증상이 자연히 개선됐다고 답했다.

또한 증상 경험자의 29.8%(n=289)는 향후 증상이 나타나도 산부인과 치료를 받을 의향이 없다고 답했는데, 주요 이유로는 치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66.4%(n=192), 신체 노출 등 산부인과 진료 자체에 대한 거부감 25.6%(n=74), 시간이 부족해서 17.6%(n=51), 경제적 부담 때문에 13.5%(n=39) 순으로 나타났다(복수 응답).

박현태 고려대 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초경부터 완경(폐경)까지 여성들이 매달 겪어야 하는 생리 기간의 기분ㆍ행동ㆍ신체적 변화는 증상이 심하면 그 자체만으로도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생리 관련 질환”이라며 “때로는 자궁이나 난소 질환의 증상일 수 있기에 생리 관련 이상 증상이나 불편함을 당연 시 하거나 참지 말고 산부인과를 찾아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