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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한미 금리차 1.75%포인트... 6월 이후 더 벌어질까

입력
2023.05.25 17:3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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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 의사록, 추가 인상 놓고 분열
'6월 동결 후 7월 인상' 시나리오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3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면서 한미 간 금리 역전폭은 역대 최대인 현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그러나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향후 더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5일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 4월에 이은 세 번째 동결이다. 미국과 기준금리 격차도 미 금리 상단 기준 1.75%포인트로 유지됐다. 5월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은 미국도 다음 달은 일단 동결에 나설 것이란 게 시장의 다수 견해다. “데이터와 전망을 보며 신중한 평가를 할 여유가 있다”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19일(현지시간) 발언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실었다.

한미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김문중 기자

한미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김문중 기자

하지만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이 공개되면서 혼란이 더해졌다. 24일 공개된 의사록은 “참석자들이 얼마나 더 많은 정책 긴축이 적절한지에 대해 불확실성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향후 통화정책을 둘러싸고 위원들 간 의견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몇몇(several) 참석자는 “미 경제 성장이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현 전망대로 갈 경우 이번 회의 이후 추가적 정책 강화(금리 인상)는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일단 금리 인상 행보를 멈추고 누적된 정책 여파를 살펴보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반면 일부(some) 위원은 “물가상승률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한 진전 속도가 여전히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느리다”면서 “향후 회의에서 추가 정책 강화가 타당할 것”이라고 맞섰다. 정확한 의견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연준의 어법에선 ‘일부’라는 표현이 ‘몇몇’보다 다수를 의미한다”고 미 CNBC 방송은 설명했다. 의사록은 “다수의 참석자가 향후 회의에 ‘선택지’를 남겨둘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고도 했다. 6월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경제 상황에 따라 언제든 다시 인상을 재개할 수 있다는 의미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의 발언도 시장을 긴장시켰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 아래로 내려가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는 한 금리 인상 중단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6월 금리를 인상할지, 동결 후 7월에 인상할지는 향후 3주간 들어오는 경제지표에 달렸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인 FOMC 의사록과 연준 고위 관계자 발언이 공개되면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6원 오른 1,326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한미 금리차 확대에 따른 환율 절하를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해왔다. 이날 금통위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도 이 총재는 “한미 금리차도 하나의 위험 요인이긴 하지만 환율을 결정하는 이론엔 여러 가지가 있다”면서 “이자율 격차에 과도하게 집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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