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총장·차장 동시 사퇴... 특혜 채용 근절해야

선관위 총장·차장 동시 사퇴... 특혜 채용 근절해야

입력
2023.05.26 04:30
27면

박찬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23일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를 항의 방문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여당 간사 이만희 의원과 면담하고 있다. 박 총장과 송봉섭 차장은 25일 자녀 채용 의혹과 관련, 사퇴를 표명했다. 연합뉴스

자녀 특혜채용 의혹이 제기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박찬진 사무총장과 송봉섭 사무차장이 25일 사퇴했다. 자녀 채용 과정에 이들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는 선관위 특별감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장·차관급의 고위 공직자로서 책임은 부정하기 어렵다.

박 사무총장, 송 사무차장의 자녀는 지방 공무원으로 근무하다가 각각 2022년, 2018년에 선관위 경력직 공무원으로 채용된 사실이 알려져 특혜 의혹에 휩싸였다. 이들은 4촌 이내 친족이 직무 관련자가 될 경우 이를 신고해야 한다는 선관위 공무원 행동강령을 지키지 않았다. 사무총장의 경우 6급 이하 직원 채용에 전결권을 갖고 있어 자기 자녀 채용을 자신이 최종 승인한 것이니 상식적으로 용납하기 어렵다.

심지어 김세환 전 선관위 사무총장도 아들이 지방 공무원으로 일하다가 2020년 선관위에 경력채용된 후 6개월 만에 승진한 사실이 드러나 2022년 3월 사퇴했다. 직전 사무총장이 이해충돌 논란으로 물러났는데 후임 사무총장과 사무차장이 똑같은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선관위 조사 과정에서 또 다른 자녀 채용 사례도 추가로 드러났다. 이런 것을 보면 선관위 경력채용이 ‘아빠 찬스’로 오염돼 있는 게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고위직 인사검증에도 구멍이 뚫린 것이라 할 만하다.

선관위는 두 사람의 사퇴와 별개로 현재 진행 중인 특별감사와 전수조사를 계속한 뒤 사표 수리 등 후속 조치를 취한다고 한다. 단지 문제 된 이들만 물러나는 것으로 사태를 마무리지어서는 안 된다. 전수조사를 통해 현황을 파악하고 조금이라도 문제로 보이는 관행, 인식, 제도를 근본부터 바꿔야 한다. 이 같은 자정능력을 보여야 헌법기관으로서 선관위의 독립성 요구가 정당하다. 국민의힘은 노태악 선관위원장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데 그보다는 선관위를 투명하고 유능한 기관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 엄중한 선거 관리를 위한 독립성은 지키면서 불투명한 채용·인사 관행은 뿌리부터 고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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