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성소수자·장애인·자퇴생은 교사 하면 안 되나요?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교사 유랑은 근무한 지 3년째 되던 해, 학교에 커밍아웃했다. "나는 동성을 좋아하는 성소수자이고, 이곳에서 나의 모습으로 살고 싶다"라고. '애인 있냐'는 동료들의 질문에 답 못 하는 자신이 싫었고 무엇보다 혹시나 있을 청소년 성소수자 학생들을 돕고 싶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동료들은 지지했고 교내 성소수자 모임 '짱똘'을 만들어 청소년 퀴어문화축제를 학생들과 함께 즐겼다. "선생님이 성소수자여서 좋아요. 알지 못했던 세계를 알게 됐어요." 한 학생의 말은 유랑의 마음에 깊이 남았다.
책은 제목처럼 유랑을 비롯한 아홉 명의 '별별 교사들' 이야기다. 저자들은 성소수자, 장애인 등 소수자성을 가졌거나 고등학교 자퇴 이력을 가지고, 또는 대학교 졸업 학력을 갖지 않고 교사가 된, 사회가 규정한 '정상성'에서 벗어난 교사들이다. 보수적 분위기의 교육계에서 몸담은 이들의 경험담은 현실 고발에 가깝다. 고등학교 자퇴생 출신에 장애인인 이윤승 교사는 채용 면접 때마다 '왜 자퇴했고, 장애를 갖게 됐느냐'는 질문을 끈질기게 받았고, 채용 후에도 '학교의 이물질'이 된 느낌을 받았다고 털어놓는다. 배려로 포장된 차별도 흔하다. 시각장애인인 김헌용 교사는 '배려'라는 명분으로 고학년 수업을 맡지 못했고 동료 교사 평가에서도 배제된 적이 있다고 고백한다. 누군가는 '교사는 사회의 지배적 규범을 가르쳐야 하지 않느냐'고 물을 수 있다. 하지만 별별 교사의 존재는 그 자체로 '남들과 비슷하게 살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를 준다. "우리 사회가 학교와 교사에게 지나치게 협소한 규범만을 요구해 왔던 건 아닐까?" 책을 덮고 나면 오히려 반문하게 된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