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코로나가 부른 실직, 회복도 쉽지 않아...10명 중 7명 "구직 어려워"

입력
2023.05.23 17:18
수정
2023.05.23 17:22
10면
구독

1년 새 추가 실직 40%는 코로나19 영향
실직자들 정신 건강 더 취약

지난달 10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시민이 실업인정신청 창구에서 상담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10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시민이 실업인정신청 창구에서 상담을 하고 있다. 뉴스1

단계적 일상 회복이 진행된 지난 1년 동안에도 코로나19가 실직을 유발했고 향후 구직에까지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불어 추가 실직을 경험한 이들의 정신 건강은 더 취약해졌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은 국내 '체감실업자'의 실직 경험과 건강 및 웰빙에 대한 추적조사를 통해 도출한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지난해 3월 1차 조사에 응한 만 18세 이상 체감실업자 717명 중 500명이 올해 4월 2차 조사에도 참여했다. 체감실업자는 실업자와 주 36시간 미만 일하며 추가 취업을 희망하는 '부분실업자', 취업을 희망하는 '잠재실업자'를 포함한 개념이다.

추적조사 결과 1년 전 체감실업자 가운데 올해 취업 상태인 이들은 38.6%, 지금까지도 체감실업자인 경우는 42.2%였다. 나머지 19.2%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됐다.

향후 국내 고용시장에 대한 질문에는 '부정적 전망'이 지난해 48.9%에서 올해 64.4%로 15.5%포인트 증가했다. '긍정적 전망'은 11.6%에서 7.8%로 3.8%포인트 줄었다. '구직이 어렵다'는 응답 비율은 올해 71.4%로 지난해(82.9%)에 비해 11.5%포인트 감소했지만 여전히 70%대로 높았다.

지난 1년간 한 번이라도 추가 실직을 경험한 응답자는 전체의 36.2%였고, 이 중 40.3%는 실직과 코로나19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답했다. 1년 전에는 이 같은 응답률이 27.1%였는데, 1년 새 13.2%포인트 높아졌다.

2차 조사에서 자가보고형 우울척도로 측정한 체감실업자의 우울 점수는 8.55점으로 1차 조사(9.14점)에 비해 떨어졌으나 여전히 일반인(6.79점)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특히 체감실업이 지속되는 상황인 경우 10.80점, 1년 새 추가 실직한 여성은 10.40점으로 나타났다. 우울 점수가 10점을 넘으면 우울증 수준이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 본 적 있다'(29.6%→29.2%), '극단적 선택을 계획했다'(11.5%→10.8%)는 응답률은 1년 동안 소폭 줄었지만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는 비율은 지난해 6.1%에서 올해 8.0%로 증가했다. 유명순 교수는 "나아지고 있는 방역 상황과 달리 고용시장은 여전히 불안정하고 향후 전망도 부정적"이라며 "체감실업자의 정신 건강을 증진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