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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피폭은 일본 때문...일본은 왜 피해 사실만 전시하는가"[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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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은 원자력폭탄(원폭) 피해의 참상을 알리는 히로시마 평화기념자료관을 방문하고 위령비에 헌화했다. 많은 히로시마 시민들이 감격했다. '일본도 피해자'라는 사실을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은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이 피해자임을 강조할 자격이 있는가를 냉정하게 물은 시민들도 있다. 정상회의 폐막 하루 전인 20일 만난 오카하라 미치코(73)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 히로시마 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자격이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히로시마가 원폭 공격을 받은 것에도, 거기서 조선인들이 대거 피폭당한 것에도 일본의 책임이 있음을 일본 정부가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카하라 사무국장은 초등학교 교사 시절 피폭 피해만 강조하는 평화교육에 한계를 느끼고 역사교과서 왜곡에 맞서는 운동을 했다. 2012년 히로시마 최초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 관련 시민단체를 설립해, 일본 정부가 피해자에 사죄와 배상을 하도록 촉구하며 역사 바로잡기 활동을 해왔다.
-히로시마에서 G7 정상회의를 하는 것에 반대하는 여론이 있었는데.
“G7은 과거 침략전쟁을 일으키고 다른 나라를 식민지 삼았던 선진국끼리의 모임이다. G7은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을 하면서 사실상 전쟁을 계속하고 있다. 침략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를 용서할 수 없지만, 전쟁을 끝내려는 외교적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G7에도 문제가 있다."
-G7 정상들 모여서 ‘핵무기 없는 세상’을 외친 건 의미가 있지 않나.
“G7 회원국 중 미국, 영국, 프랑스는 핵 보유국이다. 피폭지 히로시마에서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말하면서도 유엔 핵무기금지조약(TPMW) 가입 약속 등 실질적인 행동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핵무기의 억지력’을 언급하며 핵의 효용성을 주장했다. 피폭자들과 평화 활동가들이 실망한 이유다."
-정상들이 평화기념자료관에서 원폭 피해를 확인한 것은 의미 있지 않나.
“피해를 널리 알리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자료관에는 대부분 피해 사실만 전시돼 있다. ‘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폭이 떨어졌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없다. 자료관은 ‘군사도시 히로시마’라는 과거에 대해서도 설명해야 한다. 청일전쟁 발발 직후인 1894년 9월 천황의 지휘를 받는 육해군합동전쟁기관인 '대본영'이 히로시마에 설치됐다. 이후 히로시마는 병참기지가 됐고, 미쓰비시 조선소와 야스노 발전소 등 군수공장이 들어서면서 조선과 중국에서 강제동원된 노동자들이 끌려왔다. 그러나 자료관은 왜 조선인 피폭자가 많았는지는 외면한다. 외국인 피폭자의 사진이 있을 뿐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위령비 공동 참배는 어떻게 보나.
“처음인 만큼 의미가 있다. 다만 한국인 피폭자가 많을 수밖에 없었던 (가해의) 역사를 기시다 총리가 확실히 이해하고 책임을 느끼며 참배했는지 의문이다."
-미국은 원폭 피해에 대해 명확히 사과한 적이 없는데.
“당연히 사과해야 한다. 일본 정부가 요구해야 한다. 일본에 전쟁 책임이 있다고 해서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한 것이 정당화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사과를 요구하려면 일본이 침략 전쟁과 식민 지배의 책임에 대해 먼저 제대로 사과해야 한다. 일본의 사과와 미국의 사과 둘 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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