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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이 있었네요? 집으로 돌아가세요"... 중국서 문신 논란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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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타투)이 있다고 취업도 못합니까."
중국의 한 전자 제품 업체가 문신을 했다는 이유로 입사가 예정돼 있던 젊은이들의 채용을 거부한 사실이 알려지며 '문신의 자유'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18일 지무뉴스 등 중국 현지 매체들은 "중국 남부 광둥성 둥관시에 위치한 전자기기 제조업체의 사장이 한 채용 예정자에게 채용 취소를 통보하는 영상이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영상에서 업체 사장인 자오는 최근 채용 예정자들과 함께 회사 공장과 창고를 견학하던 중 한 남성의 팔에 요란한 문신이 새겨진 것을 발견했다. 자오는 이 남성에게 "우리는 문신한 직원을 단 한 명도 허용하지 않는다. 붙였다 뗐다 할 수 있는 스티커형 문신은 괜찮지만 몸에 새긴 문신은 안 된다"며 채용 취소를 통보했다.
이 영상이 퍼지자 중국 여론은 들끓었다. "문신이 주변에 혐오감을 줄 수도 있는 것은 맞아도, 채용하기로 했으면서 문신을 이유로 쫓아내는 건 너무했다" "문신을 하면 전자 제품을 만들 수 없다는 말인가" "엄연한 차별" 등과 같은 지적이 쏟아졌다.
자신을 향한 비판에 자오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문신을 한 직원이 있으면 공장 전체 분위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기업은 젊은이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할 사회적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 뒤, "나중에 문신을 지우고 온다면 다시 채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기득권층의 문신 혐오는 정부가 부추기는 측면이 크다. 중국 방송·출판 당국인 국가광전총국은 2018년 방송 출연자의 문신이 방송에 노출돼선 안 된다는 규제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로 인해 중국 방송계에선 문신을 한 연예인들을 섭외하지 않거나, 불가피한 경우 문신을 모자이크 처리하는 관행이 이미 자리 잡았다. 지난해엔 "어떤 기업이나 조직, 개인도 18세 미만을 대상으로 문신 시술을 해 줘선 안 된다"는 '문신관리법'을 제정해 미성년자의 문신을 원천봉쇄하기도 했다.
2021년 국가체육총국은 "문신이 있는 선수는 국가대표 선발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의 '축구선수 문신 금지령'까지 내렸다. 당시 중국 SNS에서는 "(아르헨티나 출신 축구 선수인) 메시가 중국으로 귀화해도 (문신 탓에) 대표팀엔 들어오지 못하게 됐다"는 조롱이 넘쳐났다.
중국의 문신 규제는 '저속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광전총국이 제시하는 TV 출연 금지 대상 중 하나는 "저속하고 악랄하며 세속에 영합하는 연예인"인데, 문신을 했거나 힙합 문화, 비주류 문화, 퇴폐 문화가 여기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바오홍웨이 영국 노팅엄대 아시아미디어학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불안정한 경제 상황, 지정학적 긴장 고조, 정치적 통제가 지속되고 있는 흐름에서 남들과 달라 보이는 것은 불안감을 더욱 유발할 수 있다"며 "문신에 대한 중국 사회의 부정적 시각은 기성세대의 불안감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CNN방송은 고대 중국에서 죄인의 얼굴이나 몸에 죄명을 새겨 넣는 묵형(墨刑)이 있었던 사실을 소개한 뒤, "중국의 문신 혐오는 역사적으로 죄인을 바라보는 그들의 인식과 연관 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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