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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8월 두 달간 맑은 날이 5일뿐이라고? 기상청 답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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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무슨 비가 이렇게나 와?”
주부 A(42)씨는 올여름 날씨를 찾아보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제공하는 월간 예보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7월을 찾아 들어가니 7일과 20일, 26일을 뺀 28일이 온통 비였다. 8월은 더 했다. 17일과 31일을 제외하고 29일이나 비가 온다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제한도 풀렸고, 고등학교에 들어간 첫째가 앞으로 대학입시 준비를 하려면 당분간 마지막으로 가족들끼리 짧게나마 국내 여행을 갈 생각이었는데, 실제 날씨가 그렇다면 여행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였다. A씨는 “안 그래도 올여름 덥고 비가 많이 온다는 기사를 보긴 했는데, 이 정도인 줄 몰랐다”고 말했다.
7~8월 서울 등 전국 날씨가 3~4일을 빼고 모두 비가 내린다는 ‘날씨 예보 달력’이 최근 온라인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확산했다. A씨처럼 여름휴가 계획을 짜려던 네티즌들은 이를 접하고 황당하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해당 정보를 제공한 마이크로소프트 측에 어떤 방식으로 날씨 예보를 하는지 등에 대한 공식 입장을 요청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측은 본사 확인을 거쳐 “마이크로소프트는 여러 관측 데이터 세트와 독자적인 알고리즘을 결합해 정확한 단기 일기 예보를 생성하고 있다”면서 “여타 일기 예보와 마찬가지로, 10일이 넘어가는 장기 예측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측 설명에 따르면 열흘 정도의 단기 예보는 정확하지만, 7~8월 일자별 예보는 부정확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어 한국 날씨 예보에 필요한 데이터는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로부터 제공받는다는 점을 알리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정확한 일기 예보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상청도 장기간에 걸친 일자별 예보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2~3달 후의 일자별 예보를 하는 나라는 없다”면서 “일자별 예보는 하루가 지날수록 틀릴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날씨를 예측하는 기준일로부터 멀어질수록 예보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먼저, 관측장비가 측정하지 못하는 오차가 있기 때문에 예보를 위한 초기값이 잘못될 가능성이 있다. 이 초기값이 투입되면 측정 당시의 미세한 오차가 장기간에 이르면 실제 날씨와 차이가 매우 커지는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양궁 선수들이 과녁을 겨냥하면서 미세한 각도 차이가 났을 때, 실제 화살이 과녁에 맞을 때 격차가 커지는 것과 유사한 원리”라고 비유했다.
따라서 날씨 예측을 위한 기초값을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서 시시각각 발생하는 추가 정보를 반영해 수정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결국 최초 측정값이 실제 들어맞는 건 통상 사흘, 길어야 열흘 이내라는 의미다.
기상청 관계자는 “마이크로소프트 측이 어떤 방식으로 열흘 이상의 장기 예보를 위한 기초값을 사용하고 수치모델을 적용하는지 알 수 없지만, 장기 예보가 불확실한 건 기상청과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기초값을 입력해 한 달이 아니라 몇 년 후라도 기계적으로 예측값을 내놓을 수는 있지만, 실제로 맞아떨어질지 여부는 알 수 없다는 것이 기상청 측 설명이다. 일종의 ‘나비 효과’처럼 조그만 변수가 생겨도 날씨는 크게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상청이 발표하고 있는 1개월, 3개월 등 장기 전망은 무의미한 것일까?
기상청이 한국일보에 제공한 ‘장기예보의 이해’ 자료에 따르면 기상청은 예보를 단기(3일)와 중기(10일), 그리고 1개월 이상의 장기 전망으로 분류한다. 기온이나 강수, 하늘 상태 등 12개 기상 요소의 3일 이내 예보를 3시간 간격으로 발표하는 단기 예보와 기준일로부터 향후 10일까지 오전 오후로 나눠 매일 두 차례(8~10일은 하루 단위) 발표하는 중기 예보 등은 날씨 예보라 하지만, 1개월 이후는 기후 전망이라고 한다. 날씨는 분위기에 따라 바뀌는 사람의 기분이고, 기후는 크게 바뀌지 않는 사람의 성격 같은 것이라는 비유를 들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날씨 예보에 대한 수요가 있어 열흘 정도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1개월 단위를 넘어가면 일자별 날씨를 판단할 근거가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기상청은 현재의 날씨로 장기간을 예측할 때는 시간이 지날수록 변동폭이 커지는 점을 감안해, 여러 개의 기후예측모델을 수행해 확률적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있다. 예를 들면, 50개 모델 중 25개 모델이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15개가 평년과 비슷하게, 10개가 평년보다 낮을 것으로 예측하면 각각 50%, 30%, 20%의 확률이 있다고 전망하는 식이다.
기상청은 과거 30년의 기후값을 평년보다 낮음 또는 적음/비슷/높음 또는 많음의 세 분위로 구분한 뒤 → 과거 기후값과 비교한 예측값의 분포를 예상하고 → 세 분위별 발생 확률로 예보를 발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① 실황 분석 ② 예측모델 분석 ③ 영향 분석의 과정을 거쳐 장기 예보를 전망한다. 실황 분석 단계에서는 지구 온난화나 최근 기온, 강수 등 장주기 경향 분석과 엘니뇨나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주요 기단의 움직임, 북극이나 북대서양의 진동 등 단주기 경향 분석까지 이뤄진다.
이렇게 장·단주기 경향, 국내·국외 모델 분석 및 기후영향 조사 등의 자료 분석을 마치고 나서 기후 예측전문가 회의(연 4차례), 동아시아 전문가 회의(연 2차례) 등을 거친 후 예보 회의까지 하고 난 뒤 예보가 생산돼 공개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지난달 발표된 3개월 전망에 따르면, 7월 기온은 평년(24~25.2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각각 40%이고, 강수량 역시 평년(245.9~308.2㎜)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각각 40%다.
기상청 전문가들은 이달 24일 발표할 3개월(6~8월) 전망을 위해 최근 밤낮없이 자료 분석에 여념이 없다. 3개월 전망은 기상청 날씨누리 홈페이지(www.weather.go.kr)에서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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