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M 법, 도심 하늘을 여는 열쇠

지난달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월드IT쇼'에서 관람객들이 SK텔레콤의 도심항공교통(UAM) 가상현실(VR)체험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출퇴근길 길게 늘어선 차량들로 꽉 막힌 도로, 그 위 도심 하늘을 막힘 없이 날아다니는 도심항공교통(UAM·Urban Air Mobility). '백투더퓨처2(1989)'나 '제5원소(1997)'와 같은 영화 속에서나 등장하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전 세계 많은 전문가들이 2024~2026년에는 UAM이 상용화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UAM 시장 규모가 2040년에는 1조4,700억 달러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유망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미국, 유럽 등 전통 항공 선진국들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으며, 중국 등 신흥 강자들도 우수한 드론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들을 바짝 뒤쫓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아직 절대강자가 없는 UAM 시장 선점을 위해 2025년 말을 목표로 삼고 상용화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UAM은 아직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로 새로운 기술에 대한 실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올해 8월부터 전남 고흥에서, 내년부터는 수도권 도심에서 실증사업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안전성을 점검하고 필요한 기준들도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다만, 현재 우리나라의 항공법령은 매우 엄격하고 많은 규제들로 이뤄져 있어 별도의 UAM법 제정 없이는 원활한 실증사업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UAM법 제정을 위한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이다.

현재 심사 중인 UAM법은 크게 두 가지 축으로 구성돼 있다. 첫 번째는 기업들이 실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실증·시범사업 지역 안에서는 기존 항공법령에 대해 광범위하고 과감한 규제특례를 부여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런 규제특례를 통해 세계적 흐름에 뒤처지지 않는 속도감 있는 실증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기업들이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을 적기에 할 수 있도록 신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것이다. UAM을 구성하는 사업자들의 종류 및 역할, 노선, 인프라 등 UAM 산업 전반을 규정하고, 다양한 지원시책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이를 통해 기업은 세부적인 사업 추진전략을 만드는 등 미래를 차근차근 준비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UAM은 더 이상 영화 속 꿈이 아닌 조만간 우리가 맞이할 현실이 될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UAM법이 올 상반기 내에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 상용화 토양을 마련하고, 우리가 자랑하는 배터리, 통신, 반도체 등을 양분 삼아 UAM 글로벌 선두주자라는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어명소 국토교통부 2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