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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바닷바람·MZ세대 여성" 맥주시장 1위 노리는 하이트진로의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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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동안 시장을 조사하며 소비자는 부드러움과 시원하고 청량감 있는 맛의 공존을 원한다는 답을 얻었죠. 그래서 덴마크 맥아를 선택했습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15일 '왜 새 맥주에 국내에서는 낯선 덴마크 맥아를 선택했나'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2019년 테라(TERRA) 출시 이후 4년 만에 나온 하이트진로의 새 맥주 '켈리(Kelly)'는 덴마크 맥아를 100% 사용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켈리의 수식어인 '라거의 반전'도 이 덴마크산 맥아가 있어 가능했다. 하이트진로의 대표 맥주 테라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수입하는 호주산 맥아를 쓴다. 반면 덴마크는 지난해까지 맥아 수입 국가 중 7위에 머물 정도로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낮았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덴마크 왕실 맥주' 칼스버그를 자주 방문한다"는 김 대표는 좋은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 좋은 원료를 쓴다는 말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이어 그는 "덴마크 유틀란트반도의 해풍을 맞고 자란 맥아가 우리가 원하는 맛을 기준으로 판단했을 때 가장 뛰어났다"고 덧붙였다.
하이트진로는 외부 컨설팅까지 거치며 맥아 선택에 공을 들였다. 회사 관계자는 "덴마크로 날아가 확인하니 ①농약 사용 규제를 매우 엄격하게 적용하는 등 자연친화적 환경 ②24시간을 더 발아시키는 '슬로 발아' 공법 ③1년 내내 바닷바람을 맞고 자라 부드러운 고품질의 맥아를 직접 확인하며 확신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활용해 강렬한 탄산감을 내며 부드러움과 청량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고 평가했다.
출시 한 달이 조금 지난 켈리는 12일 기준 111만 상자(330㎖ 기준 30병)가 판매됐다. 100만 상자 기준으로는 출시 36일 만에 돌파했는데 이는 2019년 테라가 세운 기록 39일을 사흘 앞당겼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제 예열이 끝났을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켈리의 초기 판매 속도가 우리 계획보다 빠르다"면서도 "맥주는 소주와 달리 한 달 정도 발효 기간이 필요한 만큼 6, 7월에는 (판매량 성장 속도가) 더 빠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무서운 신인' 켈리가 혹시 '하이트진로의 에이스' 테라의 시장을 잠식하는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자기시장잠식)'이 벌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두고 김 대표는 "그럴 리 없다"고 했다. 그는 "테라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만 상자 더 많은 358만 상자를 팔았다"며 "전체 주류 판매도 전년 대비 25%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오히려 참이슬과 진로를 통한 투트랙 전략으로 소주 시장 점유율 1위를 탄탄히 다진 것처럼 테라와 켈리로 12년 만의 맥주시장 1위 탈환을 노린다. 김 대표는 "30% 후반대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테라만 가지고는 30년 넘게 한 브랜드로 시장 1위를 유지하는 경쟁사를 이길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고 강조했다.
테라의 주재료인 호주산 맥아보다 비싼 덴마크산 맥아를 쓰고도 두 제품의 가격을 똑같이 한 것도 또 다른 승부수다. 원료 가격 상승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부담이 될 법도 하지만 김 대표는 "현재는 원가 부분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당장은 인지도를 높이며 더 많은 소비자가 마시도록 하는 데 방점을 찍겠다는 계산이다.
김 대표는 특히 대학가에서 여성들이 켈리를 주로 병으로 마시는 모습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진로이즈백도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를 타깃으로 출시했지만 차츰 연령대 높은 소비자들이 많이 찾았다"며 "20대 여성들의 소비 트렌드가 전 연령대의 수요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는 점을 감안하면 켈리의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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