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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딴짓' 일삼는 의원님들

입력
2023.05.1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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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15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에 출연한 김남국 의원. 유튜브 캡처

15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에 출연한 김남국 의원. 유튜브 캡처

지난해 11월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본회의 중 휴대전화로 장시간 체스 게임을 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요구서 보고와 국회 부의장 투표가 있던 회의였다. “국회가 오락실이냐”는 비판에 권 의원은 입장문을 내 “부의장 선거 개표를 기다리며 게임을 시작했다. 반성한다”고 했다.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딴짓’을 하는 경우는 부지기수다. 고개를 푹 숙이고 스마트폰에 열중하는 정도는 예사다.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은 작년 10월 국정감사장에서 주말 골프 약속 문자를 주고받는 모습이 카메라에 찍혔고, 홍문종 전 자유한국당 의원은 2017년 인사청문회 도중 대놓고 잠을 자는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됐다. ‘부동산 부자’인 강석호 자유총연맹 총재는 새누리당 의원 시절이던 2015년 국정감사장에서 전월세와 신축 오피스텔 매물을 일일이 살펴보는 장면이 포착됐다.

□비단 우리나라 국회의원 문제만은 아닌 듯하다. 벨기에에서 국회의원들이 회의에 집중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얼마나 많이 보는지 추적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선보여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한 미디어 전문가가 개발한 ‘플레미시 스크롤러’라는 프로그램인데 회의 영상을 통해 참석 정치인들이 스마트폰을 보는 비율을 퍼센트(%)로 보여줬다. 한 의원은 회의시간의 85.5%를 스마트폰을 보는 데 썼다. 외신들은 “정치인들을 비꼬기 위해 만들어진 기술”이라고 평했다.

□민주당을 자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상임위와 청문회 중 코인 거래는 ‘역대급 딴짓’으로 남을 전망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 15차례, 법사위 국정감사 도중 26차례, 심지어 이태원 참사 현안보고 중에도 7차례 거래가 이뤄졌다고 한다. 수십억 원 코인 거래(본인은 몇천 원이라 하지만)에 정신이 팔려 있는데 의정활동에 집중이 될 리 없다. ‘이모(某)-이모’ 실언이 다 이유가 있다. 그런데 김 의원은 의원직 사퇴에 선을 긋고, 민주당은 제명 추진을 주저한다. 직원이 주요 회의 도중 주식이나 코인 거래를 일삼았다면 민간기업도 이렇게 관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영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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