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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일병 구하기' 나선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

입력
2023.05.15 18:30
수정
2023.05.15 21:4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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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명 때까지 기다리자" "검찰과 언론 협잡"
손혜원 "김남국 다시 국회 보낼 것" 신당 시사
반성보다 자기 식구 감싸기... 온정주의 비판

가상자산(암호화폐) 이상 거래 의혹 논란에 자진탈당을 선언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로 출근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저는 오늘 사랑하는 민주당을 잠시 떠난다"고 밝혔다. 뉴스1

가상자산(암호화폐) 이상 거래 의혹 논란에 자진탈당을 선언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로 출근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저는 오늘 사랑하는 민주당을 잠시 떠난다"고 밝혔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내 일부 강경파 의원들이 가상자산 투자 의혹으로 탈당한 김남국 의원 구하기에 나섰다. 14일 쇄신 의원총회를 전후해 강경파 초선의원 모임인 '처럼회' 의원들이나 친이재명계 의원 중심으로 검찰의 '기획수사'와 언론에 책임을 돌리면서 김 의원을 두둔하는 발언을 하면서다. 의정활동 중에도 가상자산을 사고파는 등 국민의 눈높이와 거리가 먼 행동들이 드러났음에도 반성보다는 김 의원 감싸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정주 의원은 14일 의총이 끝난 후 페이스북을 통해 "(김 의원의) 소명 끝나기 전까지 기다리자. 사냥하지 말자. 상처 주지 말자. 우리끼리라도"라는 글을 올렸다. 황운하 의원은 "검찰이 사냥감을 정한 후 수사권을 남용하고 특정 언론과 협잡해 프레임을 짜면 그 대상이 된 사람은 패가망신을 피할 방도가 없다"며 검찰과 언론에 화살을 돌렸다. 이들은 처럼회 소속 의원들이다.

친명계 최고위원인 박찬대 의원도 의총 직전 페이스북에 해리포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거대한 보호막을 치는 주문인 '프로테고 막시마'를, 13일 오후에는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생각지 않느냐'는 성경 글귀를 올렸다.

의총에서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김 의원 의혹으로 민주당의 도덕성에 큰 상처가 난 것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가 잇따라 제기되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양이원영 의원은 의총에서 "민주당은 도덕주의가 너무 강하다"고 주장했고, 박성준 의원도 "지금은 (정부·여당과) 싸워야 할 때"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손혜원 전 민주당 의원은 전날 유튜브를 통해 "김 의원을 제가 살리겠다. 어떤 당을 만들든지 비례당이든 뭐든 해서 반드시 다시 국회로 보내겠다"고 말했다. 2020년 총선에서 열린민주당 창당을 주도했던 손 전 의원이 김 의원 구제를 위해 다시 민주당계 비례정당을 만들 가능성까지 내비친 셈이다.

이를 두고 당에서도 "지나친 온정주의에 갇혀 있다", "국민들의 인식과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수도권 초선의원은 "검찰의 기획이 의심된다고 해서 다양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국회의원이 의정활동 시간에 가상자산 투자를 한 것 자체는 잘못"이라며 "억울해하면서 감쌀 게 아니라 반성하고 바로잡아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앞서 민주당에선 돈 봉투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송영길 전 대표의 거취가 논란이 됐을 당시에도 일부 86그룹 인사들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 결정을 옹호하면서 '온정주의'라는 빈축을 사기도 했다.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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