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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 연 400만원·30년 투자해 은퇴자금 10억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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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부자가 되는 꿈을 꿉니다. 하지만 꿈만으론 부자가 되지는 않습니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 풍요로운 노후의 삶을 꿈꾼다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이 부자 되는 노하우를 3주에 1번 찾아와 알려드립니다. 여러분은 결심만 하시면 됩니다. 부자될 결심!
요즘 미국 은퇴자들 사이에서 ‘401K 밀리어네어(Millionaireㆍ백만장자)’란 말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백만장자란 단어의 의미는 너무 잘 알고 계시겠지만 ‘401K’란 단어는 조금 생소한 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401K는 우리나라의 개인형퇴직연금(IRP)과 비슷한 퇴직연금계좌로 미국 퇴직연금제도의 대표적인 유형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401K에 저축을 하면 소득공제도 받고 대부분의 회사가 근로자가 납입한 금액에 맞추어 추가 저축(Matching Contribution)을 해주기도 합니다. 정리해 보면 ‘401K 밀리어네어’는 401K에 꾸준히 적립하고 투자하여 100만 달러(약 13억 원ㆍ환율 1,300원 기준) 이상의 퇴직연금을 가지고 풍족하게 은퇴하는 근로자를 의미합니다. 과연 우리나라 근로자들도 미국처럼 퇴직연금을 통해 은퇴 후 연금부자로 살아갈 수 있을까요?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라 할 수도 있지만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단순하게 매년 1,200만 원씩 적립하고 연 수익률 7% 운용을 가정하면 30년 동안 11억 원이 넘는 자산을 만들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국민연금과 IRP를 함께 활용하고, 장기간 꾸준한 납입과 실적배당형 상품을 통해 투자수익률을 확보하는 등 몇 가지 추가 조건들이 필요합니다. 오늘은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퇴직연금운용 현황과 연금부자로 은퇴하기 위한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2022년 12월 발표한 2021년 퇴직연금통계(통계청)에 따르면 퇴직연금 총 적립금은 약 295조 원으로 지금쯤 300조 원을 넘어 400조 원을 향해 가고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중 확정기여(DC)형 및 IRP 적립금은 123조6,000억 원으로 2020년 100조 원을 돌파한 데 이어 22조 원 넘게 증가하였습니다. 2015년 32%였던 퇴직연금 내 DC·IRP 비중이 현재 42%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퇴직연금 총 적립금 증가에 한층 더 올라간 기여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간 낮은 수익률에 머물렀던 퇴직연금이 좀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DC·IRP로 제도 간 이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과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제도유형별로 전년 대비 증가율을 살펴보면 확정급여(DB)형은 11.1% 증가한 반면, DC형은 15.5%가 증가하였습니다. 특히 IRP는 12조 원이나 증가하면서 전년(35.5%)에 이어 34.0%의 높은 증가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019년 32.4% 증가를 시작으로 3년 연속 30%대의 높은 증가율이 유지되는 추세입니다. 2020년은 증시 활황으로 증권업으로 IRP 유입이 두드러졌던 한 해였습니다. 그런데 2021년에는 주식시장이 일부 조정기로 접어들었음에도 실적배당형 상품을 중심으로 퇴직연금 자금의 금융투자권역 유입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퇴직연금으로 장기투자를 지향하는 근로자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DC·IRP 적립금이 빠르게 늘어가는 추세이지만 퇴직연금 전체 적립금(약 295조 원) 구성을 살펴보면 83.1%(약 245조 원)에 달하는 대부분의 적립금이 여전히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운용되고 있습니다. 실적배당형 상품은 13.6%(약 40조 원)에 불과한 현실이지만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는 합니다. 2021년에는 주식형(주식혼합형 포함) 펀드가 92.8%(8조 원) 급증하면서 주식형 운용규모가 16조5,000억 원으로 최초로 채권형(채권혼합형 포함 15조4,000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실적배당형 상품운용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기업이 적립금 운용주체인 DB형의 경우 원리금보장상품 편중도(93.9%)는 여전히 높은 상황입니다. 퇴직연금이 근로자의 노후를 위해 안정적으로 지켜져야 하는 것은 최우선 과제입니다. 하지만 저금리 상황에서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는 퇴직연금을 원리금 보장상품만으로 운용하는 것은 경영 효율성 측면에서 한 번 고민해 볼 문제인 것 같습니다. 기업의 계속성하에 모든 근로자가 일시에 퇴직하는 것이 아닌 이상 DB형 퇴직연금 적립금의 상당부분은 미래에 사용될 장기성 자금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가격변동성을 감내하면서 장기투자를 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존재합니다.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을 통해 수익이 많아지면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기업의 부담이 그만큼 줄어드는 장점도 있습니다. DB제도 역시 실적배당형 상품의 운용비중을 늘려야 하는 이유라 하겠습니다.
빠르게 늘고 있는 퇴직연금이 근로자들의 은퇴생활에 얼마나 도움이 되고 있을까요? 퇴직연금 수령방법을 살펴보면 만 55세 이상 퇴직연금 수급을 개시한 계좌 중에서 대부분 일시금(95.7%)을 선택하였고, 연금수령을 선택한 비율은 4.3%에 불과합니다. 퇴직연금이 은퇴 후 생활에 현금흐름을 제공하는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수령금액 기준으로 보면 전체 약 9조3,000억 원 중 34.3%(3조2,028억 원)를 연금으로 수령하고 있었습니다. 연금 수령계좌의 평균 적립금은 약 1억9,000만 원으로 일시금 수령계좌 평균 적립금(약 1,600만 원)의 12배에 이릅니다. 적립금 규모가 소액일수록 일시금으로 수령하는 모습인데, 바꿔 말하면 연금으로 받을 수 있을 만큼 퇴직연금 적립금을 충분히 쌓지 못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금수령 여부를 근로자들의 잘못된 선택 문제로 치부하기보다는 퇴직연금의 연속성을 이어가며 은퇴 이후 연금으로 받고 싶을 만큼 충분한 적립금을 쌓아갈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선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매년 1,200만 원(월 100만 원)을 꾸준하게 적립 투자하면 10억 원이 넘는 연금자산을 만들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너무 이론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미 준비하고 있는 국민연금 등을 감안하면 좀 더 가까운 현실이 됩니다. 국민연금에 20년 이상 가입돼 있는 사람들의 예상연금은 평균 월 98만 원 정도 됩니다. 이를 25년간 수령한다고 가정했을 때 단순 합산하면 약 3억 원 정도의 자산가치가 있습니다. 그럼 10억 원을 기준으로 7억 원이 남게 되는데, 이는 연 수익률 7% 기준으로 매년 740만 원을 30년간 적립하면 만들 수 있는 금액입니다. 우리나라 가구의 평균 근로소득(2021년 연 4,125만 원) 수준이라면 매년 340만 원 이상 퇴직연금이 적립되고 있다 하겠습니다. 따라서 부족한 400만 원 정도를 IRP를 통해 매년 추가로 적립하면 됩니다. 평균적인 가구의 근로소득 수준만 되어도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으로 연금자산 10억 원을 만드는 것이 절대 불가능한 일만은 아닙니다. 더구나 올해부터는 IRP와 연금저축을 합산해 연간 납입한 900만 원(연금저축만으로는 600만 원)까지 세액공제 대상이 확대됐습니다. 이러한 세액공제 한도를 최대한 활용한다면 한층 효율적인 연금자산관리가 될 것입니다. 국민연금을 제외하고도 11억 원 정도의 연금자산을 만들 수 있으니, 국민연금까지 더한다면 미국의 ‘401K 밀리어네어’를 넘어서는 진정한 연금부자가 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공무원연금을 받는 공무원이나 사학연금을 받는 교사를 부러워합니다. 그 이유는 은퇴 이후에도 적지 않은 연금을 받을 수 있어 안정된 노후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기 때문입니다. 제도적 지원이 있기는 하지만 공무원이나 교사들이 안정된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그만큼 많은 금액을 충분히 오래 적립해온 결과입니다. 그렇다면 부러워만 하지 말고 공무원이나 교사 같은 수준의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스스로 준비를 더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노후에는 부동산처럼 깔고 앉아 있는 자산보다는 월급처럼 예측 가능한 현금흐름을 만들어주는 연금자산이 훨씬 유용합니다. 물론 꾸준하게 쌓아가겠다는 의지와 연금자산 운용을 위한 노력은 좀 더 필요할 것입니다. 평균적인 근로자들이라도 국민연금과 퇴직연금만 잘 활용하면 안정된 노후생활 조건을 만들 수 있습니다. 여기에 연금저축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겠지요. 짧은 시간에 부자가 되려 무리하게 욕심부릴 필요 없습니다. 긴 호흡으로 차근차근 노후준비를 하다 보면 연금부자로 은퇴할 수 있는 기회는 누구에게나 주어져 있습니다.
김진웅 NH WM마스터즈 수석전문위원(NH투자증권 100세시대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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