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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경부암, 암 절제뿐만 아니라 기능ㆍ미용 재건 수술도 중요”

입력
2023.05.15 18:0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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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에게서 듣는다] 박성오 한양대병원 성형외과 교수

박성오 한양대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두경부암 재건 수술은 제거된 생체 조직 모양만 단순히 다시 만드는 게 아니라 기능과 미용적 측면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양대병원 제공

박성오 한양대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두경부암 재건 수술은 제거된 생체 조직 모양만 단순히 다시 만드는 게 아니라 기능과 미용적 측면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양대병원 제공

‘두경부암’은 아직 낯선 암에 속한다. 두경부는 머리(頭)와 목(頸) 부위 즉, 뇌 아래에서 가슴 윗부분까지 눈을 제외한 목ㆍ코ㆍ입ㆍ귀 부위를 일컫는 말이다. 두경부암은 이곳에 생기는 암을 총칭한다. 이곳에 암이 생기면 호흡, 음식 섭취, 발성 등에 문제가 발생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고 장애가 생길 위험도 높다.

두경부암 수술 의사는 재발 예방을 위해 암 부위를 최대한 도려내지만 기능과 미용적인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 이럴 때 두경부암 재건 수술 전문의와 협진해 수술하면 두경부암 제거뿐만 아니라 재발을 최소화할 수 있고, 해당 부위 기능과 미용적 측면도 만족시킬 수 있다.

‘두경부암 재건 전문’ 박성오 한양대병원 성형외과 교수를 만났다. 박 교수는 “두경부암 재건 수술은 제거된 생체 조직 모양만 단순히 다시 만드는 게 아니라 기능과 미용적 측면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특히 두경부암 수술 전문의와 협진해 암을 안전하게 최대한 제거해 재발ㆍ합병증 위험을 줄이는 동시에 재건 수술을 시행하면 환자의 삶의 질도 지킬 수 있다”고 했다.

-두경부암을 어떨 때 의심해야 하나.

“목소리가 6주 이상 바뀌거나, 입 속 궤양이 3주 이상 낫지 않거나, 입 속 부종이 3주 이상 지속되거나, 삼킴 곤란이 3주 이상 지속되거나, 한쪽 코가 지속적으로 막혀 있거나 이상한 분비물이 생기거나, 치주 질환과 관계없이 치아가 흔들리는데 그 원인을 알기 힘들거나, 목 부분 종괴가 3주 이상 지속되거나, 뇌신경 마비와 안와(眼窩·눈구멍) 종괴, 이 충만감이 3주 이상 지속되면 두경부암을 의심해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두경부암 수술과 동시에 재건 수술을 시행하면 어떤 점이 좋은가.

“두경부암 표준 치료법은 암 발생 부위를 광범위하게 절제하면서 전이됐거나 전이 가능성이 높은 경부 림프절을 동시에 제거하는 것이다. 하지만 수술을 시행하면 발성ㆍ삼킴 등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된다. 이 때문에 지난 수십 년간 이 기능을 보존하면서 종양을 제거하려는 노력이 시도됐다.

현재는 일부 진행 암을 제외하고는 후두ㆍ인두 등을 보존하면서 종양만 완전히 절제하는 보존적 수술법이 보편화됐다. '유리 피판(遊離 皮瓣ㆍfree flap)'을 이용한 재건 수술이 발달해 두경부암 발생 부위를 크게 잘라내도 기능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구강을 통해 로봇 수술하는 ‘로봇 경구강 수술법’이 개발돼 환자가 병에 걸리는 확률(이환율)과 기능 손실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진행된 후두ㆍ인두암의 경우 ‘유도 항암 요법’ ‘항암 방사선 동시 요법’ 등을 통해 이전 수술법과 비슷한 치료 성과를 나타내면서 후두와 인두 등을 보존할 수 있게 돼 1차 치료로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보존한 후두ㆍ인두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할 때도 있기에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두경부암 재건 수술을 시행하는 성형외과 의사의 역할은.

“두경부암 수술을 통해 암을 절제하면 다양한 부위가 없어지게 된다. 예컨대 상악동에 생긴 두경부암일 때는 비강ㆍ입천장, 때로는 피부가 사라져 나뉘진 부위가 서로 이어지게 된다.

따라서 재건 수술을 하지 않으면 먹고 말하고 숨 쉬는 일을 하지 못하게 된다. 이때 재건 담당 성형외과 의사는 비강ㆍ입천장ㆍ피부를 분리해 원 상태로 되돌려놓는 수술을 시행한다.

또 다른 예로 하인두암 수술을 시행하면 경부 식도가 사라지게 된다. 그러면 환자가 입을 통해 음식을 먹을 수 없게 된다. 성형외과 의사는 복원 수술을 시행해 입을 통해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만든다.

재건 수술은 대부분 환자의 다른 부위 혈관을 포함한 피부 조직 전체(피판)를 떼어내 피부 결손 부위와 연결하는 ‘유리피판술(遊離皮瓣術)’이 시행된다. 1~2㎜ 정도의 혈관을 연결(吻合ㆍ문합)하는 고난도 수술이다. 수술 시간이 많이 걸리고, 고난도여서 섬세하게 수술해야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는다. 재건 수술의 성공 여부는 환자 생존율과 예후(치료 경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다.”

-재건 수술을 섬세하게 해야 하는 이유는.

“두경부암 수술 후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서다. 예컨대 설암(舌癌)이나 인두암 수술 후 합병증으로 피부 누공(瘻孔ㆍ샛길)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면 입 속 침이 계속 피부로 누출되므로 환자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진다. 이 같은 피부 누공은 아주 작은 상처에서 시작한다. 두경부암 재건 수술을 하다 보면 시야 확보가 어려울 정도로 매우 좁고 깊숙한 부위에서 봉합할 때가 많은데 한 땀 한 땀 정성을 쏟아 봉합해야 작은 상처가 나지 않아 합병증도 줄일 수 있다.”

-두경부암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

“두경부암 치료는 다양한 의학적 기술이 필요하기에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중심으로 관련 분야 모든 의료진이 환자 중심 다학제치료팀으로 진료ㆍ치료하는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두경부암에는 수술ㆍ방사선 치료ㆍ항암화학요법 등 3가지 치료법이 쓰인다. 조기 병변에는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의 단독 요법이 주로 이용되지만 진행된 병변에서는 수술ㆍ재건 수술이 시행되고, 수술 후 방사선 단독 치료나 방사선ㆍ항암화학 요법의 병합 치료가 주로 이용된다.

치료법은 각각의 암의 원래 발생 부위, 암 진행 정도, 병리학적 진단, 치료를 견뎌낼 수 있는 환자의 전신 상태, 동반 질환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두경부암 수술은 암 발생 부위에 따라 다양한 수술법이 있으며 각각의 특정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수술법을 택해야 한다. 수술 및 재건 수술법은 암 치료 효과와 환자 삶의 질을 고려해 정한다.”

-병원마다 재건 수술 방식에 차이가 있다는데.

“두경부암 재건 수술을 성형외과에서 시행하는 병원도 있고, 이비인후과에서 하는 곳도 있다. 어느 쪽이 옳다고 말하기는 어렵고, 개인적인 의견에 해당할 수 있다.

이비인후과에서 절제와 재건을 모두 시행하는 것을 ‘원-팀 접근법(one-team approach)’, 이비인후과에서 절제하고 성형외과에서 재건 수술을 맡는 것을 투-팀 접근법(two-team approach)’라고 한다.

기존 연구에서 밝혀진 투-팀 접근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이비인후과 의사와 성형외과 의사의 친밀함(familiarity)이다. 상호간 의견 교환이 자유롭고 존중이 뒷받침된다면 투-팀 접근법이 더 좋은 결과를 나타낸다고 보고되고 있다. 우리 병원 두경부암센터는 오래 전부터 상호 신뢰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이를 토대로 계속해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암 절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암의 완전 절제이다. 절제 의사가 동시에 재건까지 해야 한다면 재건 수술에 대한 부담감으로 암 완전 절제에 방해될 수 있다.

암 절제만으로도 수술이 장시간 걸릴 때가 많기에 재건 수술에 체력이나 집중력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 투-팀 접근법은 이런 부담 요소를 덜 수 있다. 또한 재건 수술을 시행하는 성형외과 의사는 두경부 재건 수술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위에서도 재건 수술을 시행한다. 유방 재건ㆍ다리 재건ㆍ복벽 재건 등 온몸에 걸쳐 다양한 재건 수술을 시행하기에 두경부 재건 수술에서도 쓸 수 있는 무기가 다양하다고 생각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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