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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도 너무 기운, 플랫폼의 자사 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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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사의 챗GPT에 물어보았다. 왜 경쟁당국이 플랫폼의 자사 우대 행위를 규제해야 하는지. 답은 이랬다. 플랫폼의 자사 우대 행위는 시장에서 잠재적으로 경쟁에 해가 되기 때문이다. 참으로 명쾌한 답변이다. 필자에게 같은 질문을 하였다면 답변은 어땠을까. 답변 결은 같았을지 몰라도 챗GPT와 같이 단순 명쾌하지는 못하고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가면서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았을까.
플랫폼의 '자사 우대 행위(self-preferencing)'란 자신의 플랫폼에서 경쟁사의 상품이나 서비스보다 자신의 다른 상품이나 서비스를 유리하게 취급하는 행위를 말한다. 구글에서 쇼핑을 검색하면 구글 비교쇼핑서비스가 최상단에 나타나는 것이 대표적 예다. 플랫폼의 자사 우대 행위에 대해 경쟁법으로 규제를 해야 하냐 마냐에 대하여 상반된 의견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타 경쟁당국은 이미 플랫폼의 자사 우대 행위에 대하여 처벌을 하고 있다.
플랫폼의 자사 우대 행위에 대한 첫 처벌 사례는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구글 비교쇼핑 건이다. 2017년 EU 경쟁당국은 구글에서 쇼핑을 검색할 경우 자사 비교쇼핑사이트를 최상단에 두드러지게 배치하고 경쟁 비교쇼핑사이트는 잘 안 보이는 하단부에 배치한 구글의 행위에 대하여 경쟁을 제한했다는 이유로 24억2,000만 유로(3조3,0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였다. 이 건은 EU 경쟁당국이 법원에서 최종 승소하였다. 우리나라의 첫 사례는 네이버의 비교쇼핑 건이다. 네이버에서 쇼핑을 검색하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입점업체가 최상단에 나타나고, 검색 결과 첫 페이지에 경쟁사에 비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입점업체가 불합리하게 더 많이 노출되었다. 2021년 공정거래위원회는 네이버에 과징금 266억 원을 부과했고, 작년 말 서울고등법원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승소하였다. 금년에는 비가맹 택시에 비해 자사 가맹 택시에 콜(승객 호출)을 의도적으로 몰아준 카카오모빌리티의 행위에 대해 공정위가 과징금 257억 원을 부과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건은 금년 1월 공정위가 제정한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심사지침'을 적용한 최초 사례다.
플랫폼의 자사 우대 행위는 경쟁법상 차별적 취급행위다. 차별이 합리적이라면 문제 될 게 없지만, 상식을 벗어나 비합리적이라면 위법 소지가 농후하다. 위법한 비합리적 차별인지 여부는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여 경쟁자의 사업이 곤란해지거나 새로운 사업자의 시장진입이 방해받는지에 달렸다. 플랫폼은 시장에서 규칙 제정자이자 선수로서 이중적 지위(dual player)를 갖기 때문에 온라인상 규칙인 플랫폼의 알고리즘 내용은 공정해야 하고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 구글과 네이버의 자사 쇼핑 우대행위와 카카오모빌리티의 자사 가맹택시 콜 몰아주기는 자사 서비스에 유리하도록 알고리즘을 불공정하고 은밀하게 조정·변경한 행위에 해당된다.
검색 결과 상단 노출 여부는 온라인상 가장 중요한 사업 경쟁요소다. 구글 검색 결과 순위 중 1순위를 3순위로 옮기면 검색 결과의 클릭률이 50% 감소하고, 10순위로 옮기면 클릭률이 85% 감소한다는 EU 경쟁당국의 연구 결과가 있다. 거대 플랫폼이 검색시장의 지배력을 전이하여 후속시장에서 자사 상품과 서비스를 터무니없이 우대하지 못하도록 경쟁당국이 눈을 부릅뜨고 감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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