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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도심 가로지르는 건물 10층 높이 동서고가로… 철거 대신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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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도심을 가로지르는 대형 고가도로 철거 여부를 두고 찬반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주민들은 소음 피해 등을 호소하며 대체 도로 건설을 계기로 반드시 철거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고가도로에 공원을 조성해 활용하는 방안이 더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부산시의 최종 결정이 주목된다.
25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남해고속도로 제2지선의 연결점인 부산 사상구 감전동과 부산울산고속도로 시작점인 해운대구 송정동을 연결하는 총길이 22.8㎞, 왕복 4~6차로, 지하 30~40m 대심도인 ‘사상~해운대 고속도로’ 건설을 추진 중이다.
최근 우선협상대상자로 GS컨소시엄을 선정해 지난달부터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국비와 민자 등 2조188억 원을 투입해 2029~2030년쯤 완공할 예정이다. 도로가 완공되면 동서고가로의 절반 정도에 이르는 사상~진양램프 7㎞ 구간이 겹친다. 개통한 지 30년이나 됐고, 새로운 도로와 중복 구간까지 생기면서 동서고가도로의 기능은 사실상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1994년 12월 개통한 동서고가로는 부산에서 두 번째로 생긴 도시고속도로로 남구 감만사거리에서 부산진구 서면을 통과해 사상구 사상IC까지 이어지는 총 14.8㎞ 구간의 도심 고가도로다. 남해고속도로와 이어지면서 부산 항만을 오가는 각종 물류를 원활하게 수송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동서고가로는 철거가 유력했지만 최근 도심 공원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오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녹지보전운동 등을 전개하고 있는 부산그린트러스트는 지난 3월 30일 ‘부산 동서고가 하늘숲길 포럼 1차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노선 폐지가 사실상 확정된 동서고가로를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 프랑스 파리의 프롬나드 플랑테, 서울역 고가공원인 서울로 7017처럼 도심 공중공원으로 만들자는 제안이 나왔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서울로 7017도 주민들 반발에 부딪혔지만 수백 차례 논의를 거쳐 만들어졌다”면서 “동서고가로의 철거 여부를 부산시나 국토교통부에 맡길 게 아니라 시민들이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동서고가로는 국내에서 가장 긴 도심고가도로로 폭도 가장 넓다. 잘 활용한다면 세계 어떤 사례보다 큰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며, 국내외 고가도로 활용 사례들도 구체적으로 소개됐다.
동서고가로 공원화 주장이 제기되자 인근 주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부산진구가 철거 주장에 가장 앞장서고 있다. 김영욱 부산진구청장은 “건물 10층 높이인 동서고가로의 공원화는 인근 아파트의 사생활 침해, 공원화 후 유지 비용 등 각종 문제가 많다”면서 “계속해서 주민 희생을 강요하는 일방적 공원화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말했다.
부산진구의회도 지난달 19일 열린 임시회에서 ‘동서고가도로 공원화 반대, 철거 추진 촉구 결의안’까지 채택했다. 부산진구의회는 결의안에서 “최근 일각에서 논의되고 있는 공원화는 지역 실정과 전혀 다른 국내외 사례를 무작정 가져온 무모한 공상에 불과하다”면서 “지역 슬럼화와 주민에 각종 피해를 가져다준 동서고가로는 즉각 철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정권을 쥔 부산시를 향해서도 고가도로 공원화 방안 논의 중단과 차질 없는 철거 추진, 보행자 중심 도시계획 추진을 촉구했다. 최근에는 사상구도 보도자료를 내고 동서고가로 철거를 요구하고 나섰다.
부산시 관계자는 “동서고가로를 대체하는 고속도로 공사 시작에만 최소 3년, 동서고가로 철거까지는 6~7년 걸리기 때문에 각종 여건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동서고가로 철거 여부와 관련한 여러 가지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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