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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될 뻔한 삶 엉망진창인데… 똑같은 범죄수법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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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사건이 발생한다. 피해자는 여성이다. 배가 십자가 모양으로 갈라져 있다. 유난히 경악하는 이가 있다. 미국 일간지 시카고선타임스에서 자료원으로 일하는 커비(엘리자베스 모스)다. 그는 자신이 수년 전 당했던 것과 동일한 범죄행태를 두고 볼 수 없다. 어쩌면 자신을 불행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범인을 잡을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여러 가지 장애에 둘러싸여 있다.
시카고선타임스 기자 댄(와그너 모라)이 마침 살인사건을 주목한다. 그는 피해자 몸속에 범인이 의도적으로 뭔가를 넣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연쇄살인에 무게를 둔다. 커비는 댄을 도와 사건의 실체에 접근하려고 한다. 댄은 커비가 살해당할 뻔한 피해자였다는 사실을 알고 사건에 더 큰 관심을 둔다.
문제가 있다. 커비는 인지 능력에 문제가 있는 듯하다. 자기가 고양이를 기르는 줄 알았는데 다음 날 알고 보면 집에는 반려견만 있다. 직장 내 자신의 자리를 혼동하기도 한다. 마치 다중우주를 오가는 듯하다. 댄 역시 신뢰가 떨어진다. 심각한 알코올중독자다. 특종에 대한 집념이 대단하고 남다른 취재력을 지녔으나 일을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하는 결점을 지녔다.
댄과 커비의 조합은 완벽하지 않다. 허점투성이다. 반면 범인은 완전범죄를 매번 만들어낸다. 경찰은 살인사건들의 유사성을 발견하기는커녕 엉뚱한 사람을 용의자로 여기거나 아예 미제사건으로 남겨둔다. 범인 하퍼(제이미 벨)는 신출귀몰이다. 피해자의 집에 나타나 동태를 살피고, 댄이나 커비와 마주치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는 누구도 낌새를 못 차리게 피해자에게 다가와 아무도 모르게 사라진다. 무슨 일인지 앞을 내다보는 신통력을 지니기도 했다.
드라마는 여러모로 불리한 위치에 있는 댄과 커비가 악전고투하며 범인을 쫓는 과정을 보여준다. 둘은 조금씩 하퍼의 실체에 다가선다. 커비가 왜 다중우주를 오가는 것처럼 느끼는 건지, 하퍼의 별스러운 능력은 어디에서 왔는지 등 여러 의문점이 하나씩 풀려나간다.
드라마 중반부까지 의문부호투성이다. 커비가 겪는 상황이 환각인지 현실인지 명확하지 않다. 수십 년에 걸쳐 유사 사건이 발생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지도 의문을 부른다. 시간이 살짝 뒤섞인 듯한 전개 역시 물음표를 만들어낸다. 많은 의문은 예측하지 못한 상황으로 연결이 되고 이는 서스펜스를 만들어낸다.
연쇄살인범을 쫓는 전형적인 스릴러가 아니다. 21세기 들어 흔해진 설정에 여성주의 관점을 적용하며 신선함을 빚어낸다. 처음엔 서로를 믿지 않았던 댄과 커비가 신뢰를 바탕으로 우정을 다지며 결말에 이르는 과정은 꽤 통쾌하면서도 감동적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작가 로렌 뷰크가 2013년 낸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드라마 ‘핸드메이즈 테일’과 ‘탑 오브 더 레이크’ 시리즈, 영화 ‘인비저블맨’(2020) 등 여러 여성주의 영상물에서 역경을 극복해내는 피해자 역할을 자주 맡았던 엘리자베스 모스는 여전히 빛나는 연기를 해낸다. 모스는 5, 7회를 연출하기도 했다. ‘나르코스’ 시리즈에서 콜롬비아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를 열연했던 브라질 배우 와그너 모라의 또 다른 면모를 보는 재미가 만만치 않기도 하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84%, 시청자 85%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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