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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국내 전기차공장 신설, 부품 생태계 구축도 병행을

입력
2023.05.11 04:30
27면
추경호(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오후 전기차 생산, 수출 현장을 점검하고자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방문,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뉴스1

추경호(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오후 전기차 생산, 수출 현장을 점검하고자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방문,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뉴스1

현대차그룹이 대규모 국내 전기차 생산시설 투자에 잇달아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9일 울산에 2조 원을 투자해 2025년 하반기부터 연간 15만 대까지 생산할 수 있는 전기차 전용 공장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4분기에 착공할 공장은 1996년 아산공장 가동 이후 29년 만에 국내에 세워질 현대차 신공장이다. 앞서 기아차는 지난 4월 경기 화성에 1조 원을 투자하는 국내 최초 전기차 전용공장을 착공했다.

현대차그룹의 국내 설비투자는 2030년 전기차 글로벌 판매 ‘톱3’로 도약한다는 중장기 전략목표에 따른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4월 2030년까지 국내 연산 151만 대, 글로벌 연산 364만 대 생산설비를 구축해 31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갖출 계획을 밝혔다. 투자액은 국내에만 24조 원 규모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계획에 이은 현대차그룹의 국내 투자는 전통 제조업 약화를 보강할 미래 산업기반 강화 차원에서 사회·경제적 의미가 크다. 특히 미국과 유럽, 중국 등 거대 시장의 거센 ‘자국 내 생산’ 요구로 핵심전략산업 생산기반의 해외 이전이 불가피해진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이 2030년 전기차 글로벌 생산량 364만 대 중 42%인 151만 대 생산기반을 국내에 구축한다는 건 제조업 일자리 유지 효과도 클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차그룹의 잇단 투자는 전기차 공장까지 ‘국가전략기술을 사업화한 시설’에 포함시켜 투자금의 최대 25%까지 세액공제키로 한 올해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에 힘입은 바 크다. 다만, 완성차 공장 못지않게 중요한 게 1,800여 종에 이르는 전기차 부품 생태계를 내국화하는 것이다. 건전한 생태계가 구축되려면 지금까지의 하청·수직분업체계를 넘어 부품업체들도 독자적 제휴와 수출을 추구할 수 있는 수평적 생태계 구축이 절실하다. 현대차그룹의 연관 산업 투자나 정부 지원도 자유롭고 혁신적인 수평적 부품 생태계 구축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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