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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SG 주가조작' 몸통 라덕연 체포... 전방위 수사 본격화

입력
2023.05.09 19: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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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법·범죄수익은닉법 등 위반 혐의
시세조종 공범 측근 및 프로골퍼도 체포
투자자 66명 고소장 제출, 피해액 1350억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한 카페에서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가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도형 기자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한 카페에서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가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도형 기자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주가폭락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의혹의 핵심 인물 라덕연 H투자자문업체 대표와 측근 변모(40)씨, 전직 프로골퍼 안모(33)씨를 9일 체포했다. 검찰과 금융당국이 지난달 28일 합동수사팀을 꾸린 지 11일 만이다. 주범 격 일당의 신병이 확보되면서 주가조작 전 과정과 배후 여부 등 사건의 실체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서울남부지검 금융ㆍ증권범죄 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은 이날 오전 자본시장법(시세조종, 무등록 투자일임업) 및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혐의를 받는 라 대표를 자택에서 체포했다. 이어 오후엔 변씨, 안씨의 체포영장도 집행했다. 변씨는 H업체를 총괄하면서 거액 투자자들을 전담 관리하는 등 회사 운영 전반을 가장 잘 아는 인물로 알려졌다. 안씨 또한 큰 손 투자자를 모집해 온 총책으로 지목됐다. 검찰은 이들의 잠적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법원에 체포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았다.

검찰이 밝혀내야 할 최우선 과제는 라 대표 등이 투자자들의 휴대폰과 증권계좌 등 개인정보를 넘겨받아 매수ㆍ매도가를 미리 정해 놓고 주식을 사고파는 ‘통정거래’ 등의 시세조종 행위를 했느냐는 것이다. 라 대표는 그간 통정거래를 부인해왔지만, 체포영장에 시세조종 사실이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주가 폭락이든 부양이든, 인위적으로 조작했다면 기본적으로 범죄 혐의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투자와 무관한 법인을 통해 수익 일부를 수수료 명목으로 받아 범죄수익을 빼돌리고 세금을 탈루한 혐의, 미신고 투자자문업체를 운영하면서 투자자들을 모집한 혐의 등도 수사할 계획이다. 라 대표의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체포영장에 포함되지 않은 조세포탈 등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도 크다. 아울러 수사팀은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 등 대주주들의 주가조작 인지 여부도 살펴보기로 했다. 다만 투자자가 1,000여 명에 이르고, 투자 기간도 3년이 넘는 만큼 조사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00억 원대 해외 골프장 투자 등 라 대표 일당이 국내외에 은닉한 것으로 추정되는 범죄수익 환수 조치도 병행된다. 이 관계자는 “해외 자산에 대해 현지 당국과 공조하는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범죄수익을 환수하겠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은 일당이 빼돌린 수익이 6,000억 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한다.

투자자 66명 檢에 라덕연 등 고소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폭락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대건 공형진(왼쪽), 조정윤 변호사가 9일 서울남부지검에서 고소장을 접수하기 전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폭락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대건 공형진(왼쪽), 조정윤 변호사가 9일 서울남부지검에서 고소장을 접수하기 전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투자자 66명도 이날 남부지검에 라 대표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ㆍ배임 등 혐의로 고소했다.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대건의 공형진 변호사는 “피해액이 1,350억 원에 달하는 등 선량한 투자자들의 자금을 주가조작에 이용한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라고 주장했다. 또 “피해자들은 저평가 우량주에 투자한다는 라 대표의 말만 믿고 휴대폰 등을 제공한 것”이라며 일부 투자자의 주가조작 가담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위법 행위를 알았다면 공범이고, 그렇지 않다면 피해자로 볼 수 있다. 철저히 조사하면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나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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